미국 콘텐츠 제작사 엔데버 콘텐트를 품는 CJ ENM의 재무여력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추후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와 CJ라이브시티 사업자금 등 대규모 자금 집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재무안정성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5일 CJ ENM이 미국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하면서 단기 차입 부담에 따른 자산 매각이 불가피해졌다며 추후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CJ ENM은 앞서 지난 19일 미국 내 독립 콘텐츠 스튜디오인 엔데버 콘텐트 지분 80%를 7억9,211만 달러(한화 약 9,351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같은날 이사회 결의와 지분매매계약이 완료됐으며 다음달 31일 지분 취득 절차를 앞두고 있다.
CJ ENM은 이번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9,000억 원을 추가 차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결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지난 9월 말 약 1조3,000억 원에서 2조2,000억 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나신평은 "증가 예정인 차입 규모를 감안할 경우 부채비율은 65.7%에서 92%로 상승한다"며 "특히 9,000억 원을 모두 단기차입할 예정인 만큼 차입금 상환을 위해 보유 중인 자산의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와 CJ라이브시티 사업자금 등 대규모 지출이 예정돼 있는 점도 부담으로 꼽았다. 나신평은 "이번 인수로 재무여력이 크게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자금 집행이 이어질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인수 이후 사업기반 안정성, 현금창출력 유지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통해 사업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꼽았다. 엔데버 콘텐트는 넷플릭스와 애플TV, HBO MAX 등 주요 글로벌 OTT에 콘텐츠를 납품하는 제작사다. 나신평은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의 IP(지적재산권) 공동·교차 기획, 개발·제작과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외국어 기반 글로벌 콘텐츠 제작 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전체 비즈니스에 대한 비용도 절감되는 효과 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