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Omicro)’으로 지정된 코로나19의 새 변이 이름을 둘러싸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친중 눈치보기가 재연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WHO는 27일 긴급회의에서 “최근 남부 아프리카에서 보고된 코로나19의 새 변이(B.1.1529)를 ‘우려 변이’로 분류하고 이름을 오미크론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우려 변이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그리고 오미크론까지 5개다.
오미크론은 기존 델타 보다 파괴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주말 전세계 증시와 원자재 가격의 급락을 몰고 왔는데 이름 자체로도 논란을 불렀다. 특정 이름을 피하려고 WHO가 작명 원칙을 깼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변이는 당초 지역(국가) 명으로 불리다가 그리스 알파벳 순으로 이름을 바꿨다. 즉 특정 지역 변이 등으로 불릴 때의 낙인 효과를 막기 위함이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알파벳 순서로 하면 가장 최근의 것이 ‘뮤(Mu)’ 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뉴(Nu)’ 그리고 다음은 ‘크사이(Xi, 혹은 ‘자이’로도 발음)’가 돼야 한다. 하지만 WHO는 이 두 개를 모두 건너뛰고 ‘오미크론’으로 지정했다.
일단 ‘뉴(Nu)’는 영어 단어 ‘뉴(New)’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로 해석된다. 문제는 ‘Xi’다. 그리스 알파벳 ‘Xi’는 발음은 다르지만 모양 자체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Xi Jinping·習近平)의 성(姓)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폴 누키 선임 에디터는 트위터를 통해 “Nu와 Xi는 의도적으로 건너뛴 것으로 확인했다”며 “모든 팬데믹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고 주장했다.
WHO의 이번 작명은 그동안 이 국제기구가 보여준 중국 편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감염병 학자 마틴 컬도프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리스 알파벳 그림을 올리면서 “WHO는 알파벳을 건너뛰어서 Omicron으로 불렀다. 그들은 ‘Xi’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의 조나선 털리 교수도 “WHO는 중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또다시 피하려고 하는 듯하다”는 글을 남겼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