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가 첫 투자처로 암호화폐거래소를 선정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향후 투자 기조를 상징하는 행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존 SK텔레콤(017670)의 기반인 통신·반도체를 넘어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빅테크’로 전환에 나서겠다는 선언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는 지난 10월 SK텔레콤과 SK스퀘어 분할을 의결하기에 앞서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 투자자를 물색했다. 박 대표는 회사 분할을 의결한 직후 “증권 거래 정지 기간에도 전략적 투자자를 찾아볼 계획”이라며 “아마존이 SK스퀘어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빅테크 대표 주자인 아마존이 SK스퀘어의 1호 전략적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중이 보인다”고 말했다.
SK스퀘어의 투자 조직 구성에서도 기술과 혁신이라는 ‘두 날개’를 읽어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명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두는 타 기업과 달리 SK스퀘어는 ICT를 담당하는 ‘CIO1’과 반도체를 맡는 ‘CIO2’로 투자 조직을 분할했다. 윤풍영 전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끄는 CIO1 밑에는 블록체인·메타버스 전문 투자 조직을 추가 구성했다. 투자 분야별 전문성을 높여 혁신 ICT 사업과 미세 반도체 기술에 세밀한 투자를 집행하기 위함이다.
SK스퀘어는 글로벌 투자 유치와 함께 자회사 기업공개(IPO)로 ‘실탄’을 마련해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26일에는 분할 이후 첫 IPO 대상으로 원스토어를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원스토어 기업가치가 1조 5,000억~2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쉴더스(옛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콘텐츠웨이브 등 SK스퀘어로 편입된 자회사도 상장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26조 원가량인 순자산을 2025년까지 75조 원으로 키우겠다는 SK스퀘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공격적인 M&A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