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다 금융 당국의 압박까지 겹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0%대로 떨어졌던 은행예금 금리가 2%에 육박하고 최대 4%대 적금도 귀환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이 휘청이는 가운데 돈을 묻어 둘 은행 예적금 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예적금 고객의 상황별로 정리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5~0.4%포인트 올리기로 하고 적용 대상 상품을 논의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상분인 0.25%포인트를 넘어 최대 0.4%포인트의 예적금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된다.
우선 적금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워낙 낮고 적금 대신 주식에 적립식 투자를 하는 바람이 불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한은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예금은행 정기적금 잔액은 33조 9,095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조 8,942억 원(-10.3%)이나 줄었다. 하지만 은행들이 최대 4%대 금리까지 제시하며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신한은행의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을 눈여겨볼 만하다. 가입 기간은 1년이고 가입 금액은 매월 1,000원~50만 원이다. 신한은행과 거래를 하지 않은 고객이 급여 이체를 받거나 신한카드를 신규 개설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4.2%의 이자를 준다.
매월 50만 원 저축은 부족하다고 느끼고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하나은행의 ‘하나의 여행 적금’을 눈여겨볼 만하다. 매월 1만 원 이상~100만 원 이하까지 적금을 부을 수 있다. 기본 금리 연 1.5%에 마케팅에 동의하거나 재예치한 경우 0.2%, 하나투어에서 여행 상품을 예약하면 1% 등 총 1.2%의 특별 금리가 주어져 최대 2.7%의 이율로 가입을 할 수 있다. 이외에 군인이라면 하나 장병내일준비 적금에 가입할 경우 6개월 이상 1년 미만 3.5%, 1년 이상 15개월 미만 4.0%, 15개월 이상 24개월 이하 5.0%의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매월 납입 한도는 20만 원이다.
예금의 경우 본인이 50대 이상이고 수천만 원의 목돈을 굴리려는 소비자는 국민은행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만 5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KB 더블모아예금은 1,000만~4,000만 원까지 연 1.8%의 이자(세전)를 준다. 기본 금리 1.1%에 국민은행 계좌로 급여나 연금을 6개월 이상 받는 경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에 500만 원 이상 신규 가입 및 유지 시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4,000만 원의 한도가 적다면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1만 원 이상이면 가입 금액에 제한이 없고 1년 기준 1.65%(온라인 가입 시)로 금리도 국민은행에 못지않다.
자영업자나 기업이 목돈을 예치하고자 할 때는 우리은행의 ‘WON 기업 정기예금’이 좋은 선택지다. 100만 원 이상부터 50억 원까지 예금을 할 수 있다. 가입 기간도 1~36개월 중 월 단위로 선택할 수 있어 언제 돈이 필요할지 몰라 연 단위 예금이 부담스러운 개인사업자, 기업에 적합하다. 1년 만기 금리 역시 1.98%로 2%에 육박한다. 한은이 내년 초 추가 금리 인상을 하는 등 앞으로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월 단위로 가입을 하고 금리 인상이 멈출 것으로 보일 때 1년 이상의 예금에 드는 것도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3개월 예금 기준으로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가 1.15%로 시중 은행 중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