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중 악화 어쩌나"...방역 불만 확산

치료 못받고 잇단 사망에 "무섭다"
동거인까지 외출 제한 우려 커져
헬스장 사업주 등 "환불 불가피"
6개월짜리 방역패스에 반대도

단계적 일상 회복 한 달째를 맞은 30일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구급차를 타고 도착한 환자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재택 치료가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고 동거인까지 같이 외출 금지라고 하니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네요.”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 2단계로의 이행을 유보하고 확진자 재택 치료, 방역패스 유효기간 6개월 설정 등 새로운 대책을 내놓자 현장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경증 등 입원 요인이 없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재택 치료를 원칙으로 전환한 정부 방침에 ‘사실상 방치’ 아니냐며 반발하는 이들이 있는 가운데 일부는 동거인까지 격리돼 출근·등교가 금지되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30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코로나19 확진자를 재택 치료하던 중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는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 중인 30대 A 씨는 “재택 치료 시 산소 포화도 측정기, 해열제 등 재택 치료 키트를 제공하고 치료 중 증상 변화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 단기 외래 진료 센터를 설치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못 믿겠다”면서 “혼자 살고 있어서 더더욱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시민 단체인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에서 재택 치료는 ‘치료’가 아닌 ‘모니터링’이라면서 “증상 악화 시 이송할 치료 병상이 준비돼 있을 때만 작동 가능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이 재택 치료를 불신하는 것은 재택 치료 중 사망하는 사례가 이미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월 20일 재택 치료를 받던 60대가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하려던 중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 병원 이송 이후 숨졌다. 병상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응급실에서 사망하는 환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1월 3주차(10월 31일~11월 20일)에만 병상을 기다리다 사망한 확진자는 6명이다. 지난 한 주 동안에도 3명이 입원 대기 중 숨졌다.


확진자 동거 가족에 대한 출근과 등교 등 외출이 제한된 가운데 정부는 생활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이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당국 지침을 보면 확진자가 증상 발현 후 10일간 재택 치료를 받는 동안 동거 가족도 함께 격리된다. 이 기간 동거인은 병원 진료, 폐기물 중간 배출 등 필수 사유 외에는 외출이 금지된다. 서울 관악구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20대 B 씨는 “소규모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사장님 외 일하는 사람이 아르바이트생 한 명뿐이라 10일이나 출근을 못 하면 잘리지 않을까 싶다”면서 “정규직 직장인은 별 걱정 없을지 몰라도 단기 고용직은 생계를 위협받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 20일부터 목욕탕·노래방·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적용하는 ‘방역패스’의 유효기간이 6개월로 제한되는 조치에 대해서도 해당 시설 사업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헬스장 사업주들이 모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C 씨는 “방역패스를 처음 적용할 때도 백신 안 맞은 단골 손님들을 돌려보내느라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는데 유효기간까지 생겨 막막한 심정”이라면서 “앞으로 한동안은 또 회원권 환불과 유효기간 연장을 해주느라 시간을 보낼 듯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헬스장 사업주 D 씨는 “코로나19가 비말로 전파된다면서 정작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하는 카페·식당은 내버려두는지, 논리적이지도 않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면서 “헬스장이 다른 업종에 비해 규모가 작아서 무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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