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에 맞게 차등화된 감독 체계를 도입한다. 저축은행의 대출 확대를 제한해온 규제도 개선한다. 또 대출금리는 뛰고 예금금리는 찔끔 오르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필요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예대금리차 축소를 유도하기로 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1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 원장은 “위험 요인을 신속하게 감지하기 위해 위기상황분석(스트레스테스트)을 강화하고 리스크 취약 부문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저축은행별 검사 주기와 범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며 “대형·중소형 저축은행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 규모에 맞게 차등화된 감독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차등화된 감독 체계로 대형 저축은행에 자본비율 선진화 등 건전성 규제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저축은행 업권에서 그간 요구해온 대출 규제도 개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원장은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지역 저신용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를 유도하겠다”며 “타 업권과의 규제 형평성 등을 감안해 대출 컨소시엄 참여를 어렵게 하는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저축은행은 차주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경우에만 대출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다. 다른 업권에서는 없는 규제로 저축은행만 이 같은 규제를 적용받았다. 이 외에 금감원은 금융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저축은행중앙회의 금융 플랫폼 구축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 원장은 이날 은행권에 이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금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는 “예대금리차와 관련해 최근에 사회적인 지적이 있어서 1금융권이든 2금융권이든 점검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예대금리차를 낮춰줘야 될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가 높아지고 예대금리차도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금리 산정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금리인하요구권도 보다 활성화되도록 하겠다”며 “저축은행이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