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헌 인천경찰청장이 '인천 흉기난동' 부실 대응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송 청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인천 논현경찰서의 부실 대응에 총괄 책임을 지고 인천경찰청장 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경찰을 퇴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의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아직 병상에 계신 피해자분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송 청장은 또 "환골탈태의 자세와 특단의 각오로 위급 상황에 처한 시민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경찰 조직에 당부하면서도 "위축된 공권력의 장기화로 자칫 정당하고 적극적인 법 집행까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자치경찰위원회와 인사 협의 등 후임 청장 인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청장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발생한 '인천 흉기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부실하게 대응해 논란이 일었다. 논현서 모 지구대 소속이던 A 전 순경과 B 전 경위는 지난달 15일 오후 5시 5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이들은 4층 주민 C(48)씨가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도 현장을 이탈하거나 곧바로 제지하지 않는 등 부실하게 대응한 사실이 드러나 최근 해임됐다.
빌라 3층 주민인 40대 여성 D씨는 C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려 의식을 잃었고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의 남편과 딸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쳤다. C씨는 2∼3개월 전 이 빌라로 이사를 왔으며 D씨 가족과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었다.
경찰관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던 사이 D씨의 딸이 C씨의 손을 잡고 대치했고, 빌라 밖에 있다가 비명을 들은 D씨의 남편이 황급히 3층에 올라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C씨를 제압했다. 인천경찰청은 A 전 순경과 B 전 경위를 비롯해 이상길 전 논현서장과 모 지구대장 등 모두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