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수입가격이 4년 새 30% 가량 오르면서 제조업 생산비도 3.4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원유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석유정제업종의 경우 13%의 생산비 증가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1일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 배경과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가스(원유), 금속광물(철광석), 비금속광물(구리 및 알루미늄) 등 3대 원자재의 올 3분기 수입가격은 2017년 대비 30% 넘게 상승했다. 원유가격이 지난 4년 새 36.3% 오르며 상승 폭이 가장 컸고, 비철금속(33.1%)이 그 뒤를 이었다. 철광석의 경우 단순비교 시 가격상승률이 147.3%에 달했지만 계약시점과 인도시점의 시차로 가격이 후행하는 특성을 고려해 연구원은 30.3%로 추산했다.
연구원은 관세청 통관통계와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기반으로 원자재별 가격변동에 따른 생산비 영향을 추정했다. 원자재 외 생산요소의 단위가격 변화는 없으며, 가격 인상분이 생산비에 즉각적으로 반영된다고 가정했다. 분석 결과 3대 원자재의 가격변화는 전 산업에서 2.28%, 제조업에서 3.46%의 생산비 증가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제조업종별로는 석유정제(13%), 1차 금속(6.45%), 비금속광물(3.17%), 화학(2.91%)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비제조업은 전기·수도·가스 등을 포함하는 사회간접자본(SOC)의 생산비가 6.86%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원은 “2.28%의 생산비 증가 효과는 원자재가격 상승 폭에 비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생산자물가지수의 월별 변동 폭이 전년 동기 대비 -0.78%∼4.31%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급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이 낮은 기업들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를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채산성이 악화되거나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며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통해 모든 경제 주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