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서울 주요 상권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도산대로·압구정·청담 등 강남의 ‘트렌드 리딩’ 상권 임대료는 되레 오르거나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의 눈길을 끌기 위해 기업들이 해당 지역에 잇따라 매장을 내며 임차 수요가 유지된 영향이다.

1일 상업용 부동산 토탈 플랫폼 알스퀘어가 한국부동산원 서울 주요 상권 중대형·소형상가의 임대료와 공실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도산대로 중대형상가 임대료는 1㎡당 4만5,900원으로 2020년 1분기보다 1.7% 올랐다. 압구정도 4만7,700원으로 1.1% 상승했고, 청담과 신사는 각각 5만7,900원, 8만2,100원으로 2%대 감소하는데 그쳤다.

소규모 상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압구정(4만2,000원)은 5%, 도산대로(4만5,800원)는 3.2%, 청담(5만,3000원)은 1% 상승했다. 3층 이상에 연면적이 330㎡를 초과하면 중대형 상가로, 2층 이하에 연면적이 330㎡ 이하면 소규모 상가로 분류된다.

임대료 뿐 아니라 공실률도 다른 지역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압구정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7.4%로, 2020년 1분기보다 7.3%포인트 내렸고, 같은 기간 도산대로도 10.9%로 0.8%포인트 떨어졌다. 소규모 상가를 보면 도산대로와 압구정 공실률이 각각 14.7%와 17.1%로 다소 높다. 하지만 매장 리뉴얼이나 계약 이후 잠시 공실이 된 상가가 많은 만큼 일종의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상권들의 상황은 도심권역(CBD) 상권 임대료가 곤두박질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실제로 명동, 광화문, 을지로 등 상권의 경우 임대료가 하락했고, 공실률도 높게 나타났다.

강남 트렌드 리딩 상권 임대료와 공실률이 코로나19발 침체를 빗겨간 것은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서서히 살아난 소비심리가 명품이나 특정 브랜드 중심으로 몰리면서 기업들의 출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알스퀘어 리테일 관계자는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트렌드 리딩 상권에 입주하면서 비슷한 콘셉트의 다른 브랜드도 몰리고 있다”며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니 임대료는 오르고 공실률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