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쌓인 답답함을 해소하려는 사람들로 캠핑장이 문전성시다. 지난해 기준 한국 캠핑 시장 규모는 4조 원, 캠핑 인구는 약 700만 명에 달한다. 캠핑 장비는 텐트와 아이스박스에서 출발한다. 특히 아이스박스는 캠핑뿐 아니라 아웃도어 활동에서 가장 필수적인 장비다.
지난 2018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예티홀딩스’는 아이스박스 성능으로 명성을 얻으며 ‘아이스박스계의 다이슨’으로 불린다. 예티의 아이스박스는 10일 동안 냉온이 유지되고 곰이 부수려고 해도 부서지지 않는 견고한 내구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낚시와 사냥을 즐겼던 예티의 창립자는 기존 아이스박스가 물고기와 사냥감을 차갑게 보관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워 직접 아이스박스를 만들었다. 예티는 카약을 만드는 방식과 동일하게 폴리에틸렌을 회전 성형해 2인치의 구조를 만들고 단열 성능이 뛰어난 폴리우레탄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높였다. 보통 상품 대비 가격이 6배가량 높지만 높은 품질에 예티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브랜드 가치가 연일 상승 중이다.
예티는 아웃도어 인플루언서 144명을 모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모델로 사용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시즌 한정품 제품 출시, 각종 기업·대학과 협업을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실적은 매 분기 성장 중이다. 아웃도어 시장의 활성화 수혜를 받으면서 올해 예티는 매출액 14억 달러(1조 6,500억 원), 영업이익 3억 달러(3,50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티는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직접 공장을 소유하지 않고 제품 디자인과 판매만을 담당한다. 제품 생산은 전문 플라스틱 몰딩 기업들에 외주를 맡겨 고정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아이스박스의 원재료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 가격이 올해 큰 폭으로 뛰었지만 매출액 증가가 훨씬 커 이익 레버리지가 극대화했다.
초기 예티는 도매점을 통해 제품을 팔았지만 현재는 웹 사이트 판매와 9개의 매장을 오픈해 직접 판매(DTC)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주 무대였던 미국에서 벗어나 캐나다·호주·뉴질랜드·일본·유럽 등 글로벌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해외 매출액은 두 자릿수로 성장하면서 현재 매출액 중 9%가량이 해외에서 나온다. 이 같은 글로벌 성장세는 향후 더욱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웃도어 활동 수요의 폭발적 성장과 글로벌 확장세를 감안하면 예티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