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달러 강세 영향으로 한 달 만에 50억 달러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사상 최대 기록 행진도 중단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말 외환보유액이 전월 말(4,692억 1,000만 달러) 대비 53억 달러 감소한 4,639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7월 말(4,586억 8,000만 달러)부터 4개월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으나 지난달 감소세로 전환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화 등 다른 통화 외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11월 말 96.34로 10월 말(93.35) 대비 3.2% 상승했다. 한은은 금융기관 외화 예수금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살펴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4,209억 4,000만 달러로 25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반면 예치금은 181억 9,000만 달러로 76억 달러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이 153억 5,000만 달러로 1억 7,000만 달러 줄었고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도 46억 3,000만 달러로 5,000만 달러 감소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만 표시하기 때문에 전달과 같은 47억 9,000만 달러였다.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순위는 세계 8위로 사우디아라비아(4,507억 달러)를 제치고 전월보다 한 단계 올라섰다. 최대 외환보유액 국가는 중국(3조 2,176억 달러)이며 일본(1조 4,045억 달러)과 스위스(1조 862억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