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미크론 변이에 기존 백신이 중증을 막아줄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 발표에 1% 안팎씩 상승했습니다. 오미크론의 변동성인데요.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지난 주 ‘3분 월스트리트’에서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의 입을 빌려 소개해드린 적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효능은 전보다 떨어지겠지만 아예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건데요.
증시와 시장을 흔드는 변수가 오미크론 만큼 오늘은 변이 바이러스에 관한 전문가들의 추가 분석과 고용상황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고틀립 전 국장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오미크론의 경우 초기 가정보다 전염성이 꽤 상당히 내려왔다. 사실상 델타변이보다 상당히 전염성이 덜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그럼에도 오미크론이 널리 확산하는 이유는 사람의 면역력을 회피할 수 있는 곳에서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이어 “백신을 맞지 않은 젊은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델타변이에 감염됐던 사람들의 면역력을 뚫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즉 오미크론이 초기 생각보다는 전염력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델타에 걸렸던 사람들은 다시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확산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죠. 한 번 병에 걸렸다가 나으면 항체가 형성돼 보통 같은 병을 다시 앓지 않는데 오미크론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말입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섞여 있는 셈인데요. 고틀립 전 국장이 전한 좋은 소식과 WHO의 백신효과 재확인이 이날 증시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발견으로 주가가 하락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백신을 통해 여전히 오미크론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한 데 시장이 주목했다”고 상승 배경을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나쁜 소식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코로나 재감염 위험을 3배나 높인다고 합니다. NICD는 “최신 발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을 회피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럼에도 전파속도가 델타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 또 백신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계속해서 나오는 거지만 오미크론 환자들의 증상이 약하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아직 초기 상황이어서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상당 수 전문가들이 그럴 수 있다는 쪽인데요. 보츠와나에서 오미크론에 확진된 19명 가운데 16명은 무증상이었고 3명은 경증이라고 합니다. 대다수는 이미 음성판정도 받았다고 하네요.
오미크론에 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아는데 짧으면 수일, 많게는 2주 정도가 걸릴 전망인 만큼 그때까지 긴장감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시장의 변동성도 이어질 확률이 높은데요. 로이홀츠 그룹의 수석 투자전력가 짐 폴슨은 “주가가 반등한 것은 좋지만 투자자들이 이것에 큰 의미를 둬야 할지는 모르겠다”며 “최악의 우려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오미크론에 관한 보다 정확한 정보가 나올 때까지는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날 시장이 반등한 것처럼 꼭 비관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네덜란드 정부가 확진자 14명이 모두 백신 접종자였다고 했었죠. 그럼에도 앞서 설명드린 대로 중증이 아니라면, 또 부스터샷을 맞을 경우 감염확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면 충분히 오미크론에 맞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실제 미국 정부는 부스터샷과 치료제, 추가 방역조치로 오미크론에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확진자, 그중에서도 오미크론 환자는 크게 늘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미국에서는 뉴욕시에 다녀온 미네소타 주민이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됐는데요. 두 번째 사례죠. 뉴욕시 보건당국은 수일 내 오미크론 변이가 뉴욕시를 강타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경우 향후 상황에 따라 언제든 증시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이와 별도로 경제지표도 계속 좋게 나올 수 있는데요. 고용지표가 그렇습니다. 현재 3일 11월 고용보고서를 앞둔 상황인데요. 이날 나온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2,000건으로 시장 전망치(24만 건)를 밑돌았습니다. 전주보다는 2만8,000건 증가했지만 그 앞에가 19만4,000건으로 워낙 적었기 때문에 이 정도만 해도 아주 잘 나온 편입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이기 때문인데요.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0만7,0000 건 감소한 196만 건으로 나왔습니다. 이 수치가 200만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3월 둘째 주 이후 처음입니다. 전반적으로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것이죠.
3일 고용보고서도 지금으로서는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WSJ에 따르면 11월 고용은 전달(53만1,000명)보다 4만2,000가량 증가한 57만3,000명이 될 것으로 점쳐지는데요. 실업률은 4.6%에서 4.5%로 내려올 전망입니다. 11월 ADP 민간고용도 53만4,000명 증가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은 편입니다.
이렇다 보니 긴축 목소리가 커집니다. 이날 랜달 퀄스 연준 부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직설적으로 얘기했는데요. 예, 그렇습니다. 퀄스는 올해를 끝으로 연준을 떠납니다. 그럼 그의 말이 큰 의미가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정반대인데요. 나가는 사람이라 더 정확히 상황을 짚을 수가 있습니다. 나가는 마당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과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죠. 그는 “(인플레는) 공급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큰 수요를 갖고 있다”며 “더 이상 병목현상이 원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어제 평소보다 늦게 ‘3분 월스트리트’를 보내드리면서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와의 인터뷰를 전해드렸었는데요. 손 교수 역시 연준이 겉으로 공급문제만을 언급하지만 이는 연방정부가 엄청나게 돈을 풀고 연준도 역사적인 수준으로 돈을 찍어내 수요를 부양, 인플레를 촉진했다는 점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었습니다. 비슷한 분석입니다. 수요문제, 하지만 연준 내부에 있을 때는 말하기 쉽지 않은 것을 거론한 셈이죠.
퀄스 부의장은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해 더 빨리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는 적의 군대가 우리를 향해 다가오게 놔두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들이 다가오면 우리는 발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테이퍼링 조기 종료에 대해 “확실히 지지한다”고 덧붙였지요.
WSJ는 “연준의 고위관계자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정책목표인 2%를 오래 웃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며 “지난 2년 간의 재정부양책이 코로나 이전 추세를 넘어설 수 있을 정도로 수요를 진작시켰을 가능성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제 테이퍼링 조기 완료를 넘어 금리인상에 대한 압력이 연준 내에서도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년 초가 되면 더 많은 얘기들이 나올 겁니다. 지금은 6월 전후가 유력한데 그 시점이 문제일뿐, 결국 그날(금리인상)은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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