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방역패스를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확대적용한 것을 두고 백신 미접종자들이 차별이라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미접종자 식당·카페 허용 인원을 한 명으로 제한한 것도 자신들에게 ‘이기적’이라는 낙인을 찍을 것이라 우려한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6일부터 4주간 방역패스를 식당·카페 등 대다수 다중이용시설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에만 적용됐지만 식당·카페·학원·영화관·독서실·PC방·스포츠경기장 등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이 방역패스 적용 대상이 됐다. 아울러 사적모임 허용 인원은 수도권 최대 6인, 비수도권 8인까지 제한했다. 백신 미접종자 1명까지는 예외로 두기로 했다.
이같은 정부의 결정에 백신 미접종자들은 갑작스러운 결정이라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8)씨는 “기흉을 앓고 있어 백신을 아직 맞지 않았다”며 “직장에서 거래처 직원들과 식사하는 일이 잦은데, 앞으로 일을 하는 데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전에도 거리두기가 몇 달 간 연장됐듯이 이번에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백신을 억지로라도 맞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백신 1차 접종 후 부작용이 심해 2차 접종을 꺼리고 있는 이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오전 내내 백신패스 확대 적용과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이번 방역패스 확대적용으로 앞으로는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사람도 식당에서 밥을 못 먹는 일이 충분히 일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백신 미접종자 사적모임·다중이용시설 이용 인원을 한 명으로 제한한 것도 백신 미접종자들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낙인시킬 것이라 우려한다. 기저질환, 부작용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들마저 ‘이기적이다’라는 인식이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동네 산부인과는 앞으로 백신 접종자만 대상으로 진료를 보겠다고 한다”며 “백신을 어쩔 수 없이 맞지 못하는 미접종자들이 점점 사회에서 소외되어 갈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