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투자라면 억 소리 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수십년된 아파트들이 재건축 사업지라는 이유로 수십억원에 거래되고 있으니까요. 오늘 코주부에서는 3,000만원의 종잣돈만 있어도 얼마든지 재건축에 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바로 김선철 무궁화신탁 부대표입니다. 김 부대표는 SK건설과 한국자산신탁 등을 거친 실무 베테랑이자 2014년부터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로도 출강하고 있는 전문가입니다. 부대표를 만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조언을 듣고 왔습니다.
지난해 김 부대표는 남양주 오남읍 오남리에 위치한 진주아파트 67㎡ 매물을 9,000만원에 매입했는데요. 전세가 6,000만원을 제외하면 3,000만원의 투자금만 들었어요. 단지 앞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남양주 진접선 등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보다도 서울과 가깝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 제 예상대로 6개월 뒤엔 2억 원까지 치솟았어요.(지난 10월 같은 평형의 실거래가는 1억7,200만 원임) 수익률로는 367%에 달하는 거에요. 앞으로 재건축이 진행되면 될수록 값은 더욱 뛸 거고요.”
그가 꼽은 성공하는 재건축 투자의 핵심 키워드는 노후 저층 아파트(특히 주공아파트)와 레버리지입니다. 그가 샀다는 진주아파트는 1988~1991년 사이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로 최고 층수가 5층인 저층 아파트입니다. “저층 아파트는 재건축을 해서 높은 건물이 되면 새로 생기는 가구 수가 많기 때문에 사업성이 좋아요. 저층 아파트 중에서도 주공아파트를 추천하는 건 대부분의 주공아파트가 대단지인데다 훌륭한 입지를 자랑하기 때문이에요. 교육 환경이나 교통편 등이 그 지역 내에서 매우 좋은 편이죠.”
그는 “서울의 유명 재건축 단지 중에는 층수도 높고 동간 간격도 좁아서 전용 34평인데 대지 지분은 10평 남짓인 곳도 있다”며 “재건축에 투자할 때에는 최대 수익을 누릴 수 있도록 대지지분을 가장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참고로 대지지분은 등기부 등본에서 확인할 수 있고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는 곳이라면 인근 부동산에서 대부분 파악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런 주공 아파트가 남아있냐는 질문에 김 부대표는 “서울은 그런 매물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수도권 일부에 저층 아파트가 남아있고 지방 5대 광역시에는 아직도 노후 저층 아파트가 많이 남아있다”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레버리지입니다. 김 부대표는 “최대한 적은 돈을 들여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지금처럼 대출 규제가 심한 시대에는 대출이 나오는 지역, 물건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며 “직접 집에 들어가서 살려고 생각하지 말고 주택을 투자 대상으로 보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좀 전에 서울에는 투자할만한 노후 저층 아파트가 없다고 했잖아요. 그렇담 서울에선 더 이상 재건축 투자가 어려울까요? 김 부대표의 대답은 '아직 남아있다' 입니다. 그가 추천하는 건 소규모 정비사업인데요. “솔직히 실거주자의 입장을 고려해도, 학자의 입장에서도 소규모 정비사업을 지지하진 않습니다. 이런 방식으론 도로 등 기반 시설 확충이 어렵거든요. 하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 그 중에서도 상업지역은 가능성이 있다고봅니다.
상업지역은 용적률을 높게 받을 수 있어 사업성이 좋아요.” <마법의 재건축 투자>에는 서울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대상 리스트가 들어있는데요. 학생들과 직접 만든 용역 보고서인데 실무 부서에서 업무에 참고할 만큼 내용이 알차대요. 이 부록을 보면 자잘한 표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있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기존 가구 수와 신축 가구 수만 확인하면 수익성은 대강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존 가구 수는 적을 수록, 신축 가구 수는 많을 수록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실제로 이 기준으로 표를 살펴보니 기존 가구 수보다 신축 가구 수가 줄어드는 사례도 상당하더라고요. 이런 곳에 투자하면 분담금이 크겠죠?
그가 모든 부동산 투자를 추천하는 건 아닙니다. “요새 상가형 꼬마빌딩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추천하지 않아요. 일단 공실률 제로일 확률이 엄청 낮아요. 유지 보수, 임차인 관리하느라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클 수도 있고요. 다음으로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교외로 나가니 타운하우스나 단독주택 어떠냐고들 묻는데 저는 이것도 반대입니다. 안 팔립니다. 환금성이 없어요. 재개발은 권리 분석이 복잡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재건축보다 사업 기간이 길고요. 그리고 젊은 무주택자들이 신축 빌라 사는 것 비추입니다. 부가가치는 낡고 오래된 동네, 집에서 나온다는 걸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