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수신금리 제자리

시중은행 최대 0.4%P 올릴때
저축은행은 0.03%P 인상 그쳐
대출여력 없어 현기조 유지할듯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예적금 금리를 올렸지만 저축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주춤한 모습이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올해 총량을 거의 다 채운 저축은행들은 수신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평균 정기예금(12개월 기준) 금리는 1주일 전인 지난 11월 28일(2.32%)보다 0.03%포인트 오른 2.35%를 기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 인상한 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린 것과 비교된다.


3일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디지털 금융 플랫폼 ‘뱅뱅뱅’과 ‘크크크’ 앱 전용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연 2.7%로 인상했다. 하지만 대형 저축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추가 인상 계획도 없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2개월)는 2.40%로 기준금리 인상 이전과 동일하며 웰컴저축은행도 10월부터 스마트폰 전용 정기예금 금리 2.55%, 영업점 전용 정기예금 금리 2.35%에 변동이 없다.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금융 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의 영향이 꼽힌다. 현재 금융 당국의 저축은행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는 21.1%로 대다수 저축은행이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대출을 위한 자금 조달 대부분을 예적금에 의존하는데 현재 다수의 저축은행이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에 도달한 상태라 수신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미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는 높은 수준으로 오른 상태인 데다 총량 규제로 대출 여력이 그렇게 많지 않아 추가 예금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내년 초 추가로 예적금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저축은행들도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예적금 금리를 소폭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저축은행 수신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 당국이 제시한 내년 저축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는 10.8∼14.8%로 올해(21.1%)보다 5~10%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