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4년 내 흑자 기업으로 키워내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이상규 렌딩머신 대표가 자신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힘줘 말했다. 벤처 1세대인 이 대표는 국내 1호 온라인 쇼핑몰인 인터파크의 창업 멤버이자 대표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인터파크 시절부터 인터넷 전문 은행 사업 진출을 위한 I뱅크 컨소시엄을 진두지휘하는 등 금융에 관심이 컸다. 지금은 지난 2012년 설립한 모바일 결제 기업 옐로페이를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 업체로 피보팅(전략 급선회)하고 있다. P2P금융은 온라인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다. 2013년 코넥스 시장 개설과 함께 상장된 ‘코넥스 상장사 1호’인 옐로페이는 2월 ‘대출(렌딩)을 기계 학습(머신 러닝) 기술로 도약시킨다’는 의미를 담아 렌딩머신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지난달 금융 당국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로 등록했다.
이 대표는 “성패는 결국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얼마나 잘 만들어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20명의 임직원 대부분이 개발자이거나 데이터 분석가인 이유다. 내년 1분기 중 출시될 예정인 모바일 플랫폼은 쉽고 직관적인 이용자환경(UI)·이용자경험(UX)에 초점을 맞춰 개발 중이다.
성장을 위한 입소문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초대한 친구가 렌딩머신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기존에 받은 대출 수수료의 1%를 리워드(보상) 포인트로 지급하고 친구에게는 첫 달 이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오는 2022년 1분기에 직장인 중심인 신용대출 플랫폼이 본격 출범해 빠르면 2025년 손익분기점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며 “곧 투자금 추가 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자동화 플랫폼과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를 통해 금융 소외 계층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렌딩머신은 이노케이·바른손 등으로부터 2차에 걸쳐 총 2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렌딩머신은 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직장인을 상대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내주고 투자자에게는 낮은 리스크의 대출 채권을 공급해주는 구조로 돌아간다. 렌딩머신의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대출 승인 및 한도 결정이 3초 만에 이뤄진다. 36억 건의 데이터로 심층 학습(딥 러닝)을 통해 예측한 부실률은 1%(대출 채권 30만 건 기준) 이하다.
대출 한도는 200만~5,000만 원이며 대출금리는 연 2.16~14%다. 매월 갚아야 할 상환액(원금+이자)이 일정한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방식이다. 상환 기간은 1년·3년·5년·7년으로 중도 상환 수수료 없이 일시 상환만 가능하다.
투자 기대수익률은 세전 연 5%대로 계획하고 있다. 투자자가 선택한 포트폴리오 유형에 따라 투자금을 100명 이상 대출자에게 자동 분산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분산투자를 통해 투자자의 손실은 최소화하고 수익은 극대화할 수 있다. 투자자 간에 원리금 수취권 일부 또는 전부를 사고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