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2곳을 인수하며 관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후발주자지만 이번 기업 인수에 이어 오는 2024년까지 데이터센터 3곳을 확보하는 등 전방위적 투자를 통해 네이버, NHN 등 선두주자를 맹추격한다는 계획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전문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3일 ‘엑슨투’와 ‘마젠타웍스’를 각각 약 95억원, 40억원에 인수했다. 엑슨투는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ML) 분야에 강점을 지닌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사, 마젠타웍스는 시스템 UX(이용자경험) 디자인 기업이다. 양사는 엑슨투가 개발, 마젠타웍스가 기획 및 디자인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손을 잡고 수년 간 SK텔레콤(017670), 삼성전자(005930) 등에 기술과 솔루션을 공급해 왔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는 지난해 말부터 협업해 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양사가 확보한 우수한 인력과 기술력을 활용해 클라우드 플랫폼 카카오 i 클라우드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최근 서울대 시흥캠퍼스에도 데이터 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데이터센터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와 서울대측은 한국전력공사에 전력공급 가능 여부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한전에 요구한 전력 공급일은 2024년 12월이다. 계획대로라면 카카오는 안산, 제주에 이어 2024년까지 국내에서 3개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의 잇단 투자는 클라우드 시장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경쟁자들을 추격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올 4월 민간용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인 ‘카카오 i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기존에도 카카오워크 등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서비스형인프라(IaaS), 서비스형플랫폼(PaaS)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는 카카오 i 클라우드가 처음이다. 네이버와 NHN이 각각 지난 2017년, 2014년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든 데 비해 비교적 시작이 늦은 셈이다.
카카오는 특히 비교적 경쟁이 덜한 공공클라우드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공공 클라우드의 민간 전환 사업은 올해 배정된 예산만 3,485억 원 수준으로 규모가 크다. 반면 공공 사업이라는 특성상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사업자들은 참여하지 않는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빠르게 레퍼런스를 쌓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이에 카카오 측은 카카오 i 클라우드 출시 2개월 만인 지난 6월 공공기관용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획득하며 공공부문 진출을 위한 위한 포석을 깔았다. 이후 세종·제주시에 인공지능(AI) 기반 고객 응대 플랫폼 ‘카카오 i 커넥트 톡'을 도입하는 등 공공부문에서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높여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