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술자립 가속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간 수출 경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7일 발표한 ‘한·중 수교 30주년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산업정책 시행으로 2010년 글로벌 1위 제조강국으로 부상했으며 이후 제조업의 첨단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이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대(對)세계 수출경합도지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수출경합도지수는 두 국가 간 수출 구조의 유사 정도를 측정해 경합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양국 수출 구조가 유사해 해당 시장에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뜻한다. 화학, 일반기계, 자동차, 전기·기계 등이 속한 ‘’고위기술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의 대(對)세계 수출경합도지수는 2011년 0.347에서 올해 0.390으로 0.043포인트 상승했다.
양국의 대미국 수출경합도지수 역시 중고위기술산업과 항공우주, 의약품, 컴퓨터·사무용기기, 전자통신 등을 아우르는 ‘첨단기술산업’ 모두에서 10년 전과 비교해 상승했다. 특히 미중 통상분쟁이 본격화한 2018년부터 아세안 시장에서 수출 경쟁이 크게 심화되면서 아세안 중고위기술 산업에서 한중 수출경합도지수는 2011년 0.369에서 0.427로 0.058포인트 상승했다. 보고서는 “한중 양국의 수출 경쟁이 전 세계 및 제3국 시장에서 모두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한중 양국간 교역에서도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는 추세다.중고위기술산업의 한중 무역수지 추이를 보면 2011년 313억달러에서 지난해 145억달러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첨단기술산업에서도 52억달러가 줄었다. 이는 중국의 산업구조가 질적으로 고도화되고, 핵심산업의 기술 자립 달성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이 와중에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는 날로 높아지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독자기술 개발과 중간재 국산화 가속화에 대비해 대중국 수출 주력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과 종합적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의 근간이자 성장동력인 기술 전문인력 확대와 함께 기술안보 강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또한 주력산업의 생산이 필수적인 원자재의 공급망을 철저히 관리하고 중국 정책과 생산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