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LG엔솔, 공모가 46.4% 할인 승부수…낮은 유통비율에 주가 우상향 할까

CATL·삼성SDI 비교해 기업가치 112조 산출
이후 37.4~46.4% 할인율 적용, 공모가 구해
상장일 유통 주식 비율도 10% 수준으로 낮은편

LG에너지솔루션 오창 공장 전경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증시에서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금액 12조 7,500억 원을 조달하는 삼성SDI(006400) 실적 대비 몸 값을 참조해 평가한 몸 값보다 최대 절반 가까이 싼 가격으로 공모가를 제시했다는 의미다. 최근 5년 간 코스피 평균 공모 할인율은 22.7~33.2% 수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주가 추이를 만들기 위해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당일 유통이 가능한 주식 비율도 10% 안 쪽일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의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70조 2,000억 원이다. CATL과 삼성SDI의 상각 전 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참고해 산정했다. 눈에 띄는 점은 CATL과 삼성SDI의 EV/EBITDA 평균인 51.4배의 거래 배수를 적용했는데 이 때 평가 시가총액이 112조 2,063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모가 할인율 37.4~46.4%를 적용하면서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를 70조 2,000억 원으로 낮췄다.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LG엔솔의 37.4~46.4% 공모가 할인율은 최근 5년간 코스피시장 평균 공모 할인율 22.7~33.2%에 비해 15%포인트 가량 높다. 올해 공모에 흥행한 대어(영업이익 확보 기업 기준)들과 비교해봐도 할인율이 크다. 지난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19.6~40.3%로 그나마 높은 편이이었는데 현대중공업(19~29.8%), 카카오뱅크(18.8~31.3%), 크래프톤(14~30.9%)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다. 한 IB 관계자는 “공모가 상단을 30만 원으로 정해 놓고 할인율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 규모가 워낙 큰 만큼 할인율 폭을 넓혀 상장 이후 주가 추이가 우상향 될 수 있도록 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엔솔의 적정 시총을 CATL 몸 값과 비교하며 100조 원까지 추산하는 시각들도 있었다. LG엔솔은 올 들어 10월까지 판매된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CATL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상장 일 유통 가능 주식 수가 적다는 점도 투자자들엔 매력적이다. 공모전 LG화학(051910)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유통 비율이 낮은 편이다. LG엔솔의 상장 예정 주식 수는 2억 3,400만 주. 이 중 14.53%인 3,400만 주 만이 상장일 거래될 수 있다. 다만 이는 기관 투자가들의 의무 보유 확약 적용 전 수치로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확약이 쏟아지면 실제 유통 가능 비율은 10% 안 쪽일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유통 물량이 20% 수준만 되도 ‘품절주’라 불리는 데 LG엔솔은 10% 수준의 주식만 상장일 거래될 수 있기 때문에 단기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3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이후 상한가)’을 기록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통 비율도 11.64%로 낮은편이었고,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상장 이후 한 달 만에 공모가 대비 주가가 50% 가량 오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장일 기준 유통 비율은 15%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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