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이재명은 생존자…완성형 아니지만 발전도상인”

"이재명 키워드는 생존자·발전도상형·과제중심형"
"소년공에서 대학 입학하고 사법시험 합격"
"이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잘 상상되지 않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서울경제DB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생존자’, ‘발전도상인’, ‘과제중심형’을 꼽았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는 이 후보를 보면 저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상상이 잘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3살에 초등학교를 졸업해 바로 노동자가 돼 5년 동안 10곳에서 일했다. 이후 18살 3월에 대학입시를 준비해서 11월에 학력고사에서 전국 2,500등 안에 든다는게 가능한 일인가”라며 “그러고 대학 입학 첫 해에 사법시험에 응시해 점수가 조금 모자라 떨어지고 졸업하던 해에 바로 됐다. 이런걸 저는 상상을 잘 못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가 한 인간으로서 생존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후보는 13살까지 안동 오지에서 화전민 가정에서 살았고 13살부터 18살까지는 소년노동자로 산업재해도 여러차례 당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거기서 빠져나왔는데 공부를 한 이유도 생존때문"이라며 “산업화 시대를 죽지 않고 건너온 생존자”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2010년 성남시장이 된 뒤에도 수 차례 수사받고 기소 당했다. 지난해에는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정치적으로도 지난 10여년 동안 생존자에 가까운 경로를 거쳐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삶에서)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며 “이런 사람들은 작은 오류는 있을지 모르나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하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를 ‘발전도상형 인간’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들은 대부분 완성형 인간들이었다. 더 발전할 가능성을 보고 투표하지 않고 저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뽑은 것”이라며 “이 후보는 한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완성형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완성됐다고 다 좋은건 아니다”라며 “이 후보는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의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을 예로 들었다. 그는 “성남시장 재선 당시 분당구에서 2만 표 넘게 앞서더라”며 “민주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분당구에서 과반득표를 하다니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유 전 이사장은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에도 첫 도정수행 지지도는 40%가 안 됐다”며 “그런데 1년이 지나니 60%, 이후에는 70%까지 오르더라. 이걸 또 넘어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의 사고방식이 지난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과 달리 귀납적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이사장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사고방식은 연역적이다. 가치중심적이다”라며 “우리가 추구해야할 최고 가치를 설정하고 이에 다가가기 위한 과제를 정한 뒤 정책수단을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이 후보는 곧바로 현안 과제를 들고 나와서 자신만의 해법을 가져온다”며 “과제중심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 전 이사장은 “세가지 키워드를 이 후보 선대위에서 뽑아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늘 출연과 관련해 선대위 측과 아무런 소통이 없었다. 키워드도 직접 뽑은 것”이라며 “이 후보 캠프에 속한 적 없고 앞으로도 속할 일 없다. 지금 민주당 당원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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