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용장려금과 공제 지원 등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지원 정책이 장기고용 유지가 아닌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로 이어지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기존 중소기업 대상 청년고용 지원정책의 효과성을 점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중소기업의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주 대상 고용지원 정책 연구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서울·경기 소재의 혁신 분야 중소기업 대표 및 인사담당 임원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기업이 체감하는 고용지박원정책의 효과와 개선점을 조사했다.
연구를 맡은 박문수 단국대학교 교수는 "최근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시행한 고용장려금 지원, 공제 지원 등 직접지원 사업의 확대는 높은 정책지원의 체감도와 가시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로 긍정적인 평가가 존재하지만, 장기적 고용유지 보장 실패 및 일부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한계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또 "'청년' 세대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지원정책 영역이 26개에서 94개로 대폭 확대된 만큼 정책 시행 주체·종류의 다양화로 부처 간 칸막이가 심화됐다"면서 "정책수요자이자 일자리 창출의 원천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를 활용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대표들과 인사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는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기업 성장 단계 및 특성을 고려해서 초기 창업기업 등 소규모 기업들에게는 채용여력 보전을 위한 직접지원과 지원정책의 혜택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적 정보전달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중기업의 경우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간접지원 프로그램(교육훈련, 인증제도 등)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중소기업의 일자리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의 기능 고도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플랫폼은 활용 정보 부족과 구직자의 외면으로 실질적인 활용도가 저조하며, 많은 구직자들이 이용하는 민간 플랫폼의 경우 무분별한 정보의 범람으로 중소기업 브랜드의 저해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청년 구직자들을 위한 우수 기업의 채용정보와 기업들을 위한 인재풀을 제공해 중소기업-구직자 간 상호 활용이 가능한 정보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보다 폭넓게 운영돼야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고용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제안도 조사 결과에 포함됐다고 봤다.
박 교수는 "공공·민간 교육기관 간 협력, 다양한 OTT 채널을 활용한 노무 및 인사제도 교육의 체계적인 실시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사회 초년생인 청년 구직자들의 기업 근로 현장에 대한 이해도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적극 활용되고 있는 '청년내일채움공제'의 경우, 기간이 2년으로 고정돼 있는 기존 제도를 기간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해 공제 혜택이 중소기업 재직자들에게 고르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고 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고용지원금과 같은 직접지원 정책의 단계적 일몰과 중소기업 재직자의 복리증진을 위한 간접지원 정책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기업규모가 클수록 고용지원 장려금과 같은 직접적인 지원정책이 일자리 창출·유지의 주요한 유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한계도 명확하게 드러났다"면서 "능력 있는 청년 구직자가 스스로 중소기업 재직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기업과 비교하여 영세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개별 기업이 제공하기 힘든 중소기업 재직자 대상 공공 임대 주택의 확대, 전월세 보증금 대출 등 주택 지원과 같은 복리증진 지원이 중소기업의 장기고용 및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