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쾌적한 차량, 승차거부 없고 친절한 기사, 고요한 분위기 속 흐르는 클래식 음악.
지난 해 이른바 ‘타다금지법’ 통과로 사라졌던 운송서비스 ‘타다’의 대표적 이미지들이다. 기존 택시 서비스에 지친 승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지만 새로운 법에서 렌터카 기반인 타다의 사업 형태가 불법이 되면서 지난 해 4월 중단됐다.
그렇게 영영 사라지나 싶었던 타다가 서비스 종료 약 1년 7개월 만인 지난 달 ‘타다 넥스트’로 돌아왔다. 사실 타다금지법 이후 타다라는 이름의 또다른 운송서비스들이 등장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타다와 달랐다. 카니발과 같은 대형 승합차가 아닌 중형차 기반의 택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시한 타다넥스트는 최대 7명이 탈 수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용으로 만들어진 현대차 스타리아를 기반으로 한다. 사업 형태는 택시지만 드라이버에 대한 대대적인 활동비 지원과 엄격한 교육을 통해 프리미엄 운송 서비스를 지향한다.
실제 기자가 최근 타 본 타다넥스트는 만족스러운 승차 경험을 제공했다. 과거 ‘내가 알던’ 타다 그 느낌 그대로였다. 평일 저녁 강남에서의 약속을 마치고 도착지를 왕십리로 하고 호출했다. 좁은 골목길에서 호출했지만 타다넥스트는 정확하게 호출 장소로 왔다. 넓직하면서도 아늑한 차량 내부는 안정감을 줬다. 새차라서 그런지 아직 비닐이 뜯기지 않은 곳이 일부 있었고 가죽시트 냄새가 물씬 풍겼다. 의자나 바닥은 먼지 한 톨 찾기 힘들 만큼 깔끔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공기청정기와 손 세정제가 비치돼 있었다. 기사의 짧은 인사말과 함께 목적지 확인 후 별다른 말을 건네지 않았다. 대신 조수석 뒤 ‘나만의 이동 시간을 보내세요. 드라이버에게 요청 시 음향, 조명, 온도를 조절해 드립니다.’라는 안내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주행도 안정적이었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려고 무리하게 속도를 내거나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는 경우는 없었다. 스타리아의 커다란 창문을 통해 서울의 밤 야경을 구경하며 마음 편하게 집까지 올 수 있었다. 도착 직전에는 기사가 미리 실내등을 켜 빠트린 물건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단지 안으로 들어와 아파트 1층 현관까지 가는 데도 특별히 눈치를 주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요금은 일반 택시를 탔을 때보다 3,000 원 가량 더 비쌌지만 승차 만족감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제 갓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운행 차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타다 넥스트를 체험하기 위해 꽤 많은 시도를 했지만 잡히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 과거 타다가 서비스 종료 직전 운행한 대수가 1,500 대였다. 현재 타다 텍스트는 300 대로 시작해 계속 드라이버 모집에 나서며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차량 부족 문제는 앞으로 타다 차량이 늘어나며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