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용 창작 도구 콧대 낮춘 어도비...인스타·틱톡용 콘텐츠 특화 신제품 출시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익스프레스 출시
인플루언서, 자영업자 등 대상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 영향력 확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익스프레스’ /어도비 홈페이지 갈무리

포토샵·프리미어 등 전문가용 사진·영상 편집 도구의 강자 어도비가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신제품을 공개했다. 몇 분 만에 작업을 완성한 뒤 인스타그램·틱톡 등에 바로 올릴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여 신규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이미지·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가 13일(현지 시간)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창작 도구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익스프레스’를 공개했다.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익스프레스는 수천장에 달하는 템플릿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이미지 효과를 제공하면서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해 초보자도 쓰기 쉽게 했다. 주로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 학습을 통해 쓸 수 있는 기존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직관적으로 이용자 경험을 설계해 금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와드와니 어도비 디지털 미디어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CBO)는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서 “어도비는 수년 동안 전문 창작자들을 넘어선 이용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며 “창작 결과물이 모바일 상으로 옮겨가면서 이용자들의 니즈도 과정 중심보다는 남들보다 튀는 결과물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을 고려해 익스프레스 버전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도비 클라우드 익스프레스가 타깃으로 삼는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인플루언서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고자 하는 자영업자들이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쉽고 빠르게 소셜 미디어 상에서 반향을 이끌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주로 광고 전단, 메뉴판, 가게 로고 등 일관성 있는 브랜딩을 위해 용도별로 미리 만들어진 템플릿(샘플)이 있어 이를 불러와 작업할 수 있다. 앱 자체도 기존 포토샵에 비해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했다는 설명이다.


어도비는 이 제품을 무료 버전과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유료 버전으로 제공한다. 구독 형태의 유료 모델에는 쓸 수 있는 템플릿과 이미지 효과가 다양해진다. 이 제품은 포토샵이 주 고객으로 삼아온 창작 전문가 밖으로 고객 외연을 넓히면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어도비는 창작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로 지난 5년 새 주가가 500% 이상 오르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호주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캔바 등이 빠르고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반해 확장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어도비는 이 시장이 2023년이면 410억달러(약 48조6,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캔바의 이미지 편집 툴은 무료인 점을 앞세워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올릴 이미지·동영상을 제작하려는 일반인 이용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인플루언서나 중소기업 경영자, 마케팅 기업 임원 등이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의 새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캔바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400억 달러(약 47조4,000억 원)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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