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면담한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문제 CAT 회부 권고해달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을 만나 정부에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 회부를 권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할머니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송 위원장과 남규선 인권위 상임위원 등을 만나 “정부가 CAT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인권위가 권고해달라”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다루려면 한국과 일본 모두 동의해야 하지만 CAT 회부는 일본 동의 없이도 가능하다. 이 할머니는 앞서 지난 2월 위안부 문제를 ICJ에 회부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응하지 않는데다 한국 정부도 신중한 입장을 보여 진척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이 할머니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달 26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제도는 “피해자 개인에게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강요한 범죄행위”라며 위안부 문제의 CAT 회부를 촉구했다.


이날 이 할머니를 만난 송 위원장은 “건강하신 것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면서 “여러 말씀을 들려주시면 새로 풀어갈 과제를 찾아 나가겠다”고 답했다. 오후 2시 30분께 시작된 면담은 약 1시간 만인 오후 3시 40분께 끝났다. 이 할머니와 동행한 신희석 연세대 법학연구원 전문연구원은 “CAT 회부 권고는 위원장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전체 회의를 열어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취재진에 “송 위원장은 위안부 피해자들한테 도움을 많이 주시고 신경도 많이 쓰시는 분”이라며 “내가 나이도 있고 항상 불안하다. 문재인 대통령하고 고문방지위에 손잡고 갈 수 있도록 잘 얘기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달 29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이달 1일에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추진위는 이 할머니와 문 대통령과의 면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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