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어들기·차선변경에도 막힘 없이 달리네"

■포티투닷 자율주행차 타보니
자체 개발 하드웨어가 200m내 사물 감지
끼어들기 차량 있어도 알아서 속도 줄여
레벨4 추구…어린이 보호구역은 직접 운전
2023년 서울 전역에 서비스 확대가 목표

포티투닷(42dot)의 자율주행 셔틀이 서울 상암동에서 주행하고있다,/사진제공=포티투닷

손에 든 커피가 주행 내내 넘쳐 흐르지 않았다. 15일 서울 상암동에서 포티투닷(42dot)의 자율주행 셔틀을 타고 13㎞를 주행하면서 다섯 번의 비보호 우회전을 돌고 서너 차례 옆 차량이 끼어들었지만 차량은 막힘없이 부드럽게 도로를 달렸다. 교통 법규에 맞춘 알고리즘에 따라 정확히 운행하는 만큼 어떨 때는 사람보다 더 안전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모빌리티 전문업체인 포티투닷은 상업용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한 첫 번째 회사다. 지난 7일부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1회 주행 당 3,000원 이하 요금을 받고 상업 서비스를 개시한다. 첫 상업용 자율주행 서비스인 만큼 안전성을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직접 타보니 오히려 일반 택시보다 안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티투닷은 주변 100~200m 이내의 차량·자전거·보행자들을 인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옆 차선에서 대형 차량이 급작스레 끼어들자 차량이 알아서 속도를 줄였다. 이는 포티투닷이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 하드웨어인 A-KIT(Autonomous kit)가 5대의 레이더, 7대의 카메라를 바탕으로 주변 사물을 미리 감지한 결과다. 차량은 감지 정보를 지난 2월부터 상암동 시험주행에서 수집한 주행 데이터와 결합해 즉각 속도를 올릴지 낮출지 결정한다.


알고리즘이 도로 법규에 맞춰 구축된 만큼 난폭 운전으로 인한 불편도 없었다. 차량이 한꺼번에 차선을 변경하거나 급가속·감속을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포티투닷은 서울시와의 협업을 통해 도로교통 정보도 실시간으로 공유해 신호 위반 등 법규 위반을 사전 예방하고 있다.


주행에는 ‘세이프티 드라이버’가 동승한다. 포티투닷은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완전 자율주행을 금지하고 있다. 이날 세이프티 드라이버를 맡은 정성균 포티투닷 기술담당 그룹장은 어린이 보호구역에 도달하자 자연스럽게 핸들을 쥐고 주행권한을 넘겨 받았다. 세이프티 드라이버는 이 외에도 응급 상황에서 고객을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두고 내린 물건을 안내하는 등 기술이 해결하지 못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인력과 기술이 제한적인 만큼 전국 모든 도로를 주행할 정도의 데이터는 갖추지 못했다. 포티투닷이 데이터를 수집한 상암동 자율주행 실증 구역에는 원형 로터리가 없는 만큼 관련 알고리즘을 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서비스 어플리케이션까지 자체 개발하는 수직계열화를 진행하고 있다. 포티투닷이 개발한 ‘TAP!’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자율주행 키트와 어플리케이션을 모두 자체개발한 만큼 호환성에 대한 우려를 크게 줄였다는 게 포티투닷의 설명이다.


포티투닷 자율주행 택시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모두 운행하고 아침 9시30분부터 12시, 1시30분부터 4시 사이에 총 10회 주행한다. TAP!을 이용하면 상암 일대의 모든 자율주행차를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호출할 수 있다. 포티투닷은 서울 상암 서비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까지 서울 전역에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티투닷(42dot)이 자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인 ‘TAP!’을 이용하면 자율주행 택시를 호출하고 이용할 수 있다./사진제공=포티투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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