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규제만으론 불충분…中정부 '황금주' 사들였다

로이터 “지분매입 통해 기업 내부 통제”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들을 통제하기 위해 ‘황금주’를 매입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행정 규제에서 더 나아가 지분 보유를 통해 내부 운영에까지 관여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이나 국유펀드를 통해 지난 2017년부터 테크 기업 주식의 약 1%를 ‘황금주’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황금주란 보유 주식의 수량이나 비율과 관계없이 거부권이나 이사회 의석 확보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주식이다.


중국 정부는 처음에는 뉴스 앱 운영사의 황금주를 확보했다는 것이 로이터의 설명이다. 해당 앱은 이뎬쯔쉰·취터우탸오·진르터우탸오 등이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관리하는 기업으로 황금주 확보 정책이 확대됐다. 올 들어 중국 정부는 국유회사를 통해 ‘틱톡(중국명 더우인)’ 운영사인 바이트댄스 등과 트럭 서비스를 관리하는 플랫폼트럭연합 만방의 황금주를 확보했다. 또 현재는 차량 호출 업체 디디추싱, 음원 앱 시마라야 등과 황금주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법률과 규정·행정명령 등으로 기업을 관리, 통제해왔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커지고 운영되는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지면서 외부 규제만으로 통제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 내부에서 의사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주식 확보에 나섰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특정 회사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통제하기를 원한다”며 “외국 정부를 포함해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오용될 위험이 있는 국가 자산급 데이터가 이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황금주의 공개 여부다. 황금주들은 대개 지분 소유가 공개적으로 등록되기 전까지 알려지지 않는다. 이전까지 중국 정부는 황금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황금주 보유 사실을 드러내고 싶어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을 확고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차원이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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