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흑연 수요가 급증하면서 흑연 최대 생산지인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배터리 정보업체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작년에 세계 흑연 공급이 수요를 약 2만t 웃돌았으나, 내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약 2만t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흑연 2만t은 전기차 약 25만대분의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양이다. 흑연이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 원료로서 이를 대체할 물질이 거의 없는 가운데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BMI는 리튬이온 배터리 중심으로 세계 음극재 수요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약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세계 흑연의 약 70%를 생산하는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흑연 부족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의 올해 1~11월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판매량은 299만대로 작년 동기보다 약 170% 늘었다.
그 결과 BMI에 따르면 음극재 원료 등급 흑연의 중국 내 가격은 약 t당 4,500위안(약 83만5,000원)으로 연초 이후 약 40% 올라 2018년 이후 최고가에 접근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맑은 대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흑연처럼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이 큰 업종의 생산량을 줄이도록 중국 정부가 지시함에 따라 흑연 공급이 더 어려워졌다고 전기차 기업 니오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흑연이 극심한 부족 상태여서 모든 기업이 흑연을 덥석덥석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2차전지 업체인 CATL도 늘어나는 주문량에 맞추기 위해 흑연 등 핵심원료 공급선 확보에 '필사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소식통은 "(흑연 등)원료 공급이 극도로 빡빡한 반면 테슬라 등 고객사들의 수요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중국 전력난에 따른 전력 배급제로 사정이 한층 악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ATL은 자연 상태 흑연과 인조흑연을 혼합 생산하는 음극재 제조 공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흔한 자연 상태 흑연 성분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