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폐페트병 드레스 입어볼까? [지구용]


패스트 패션의 대표 브랜드 H&M에서 폐플라스틱이나 버려진 옷감을 활용한 파티룩을 선보였어요. 사실 H&M과 같은 패스트 패션 업체들은 지금까지 글로벌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는데요. 이런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H&M의 파티룩을 구경하면서 패스트 패션 업체들이 지구를 위해 뭘 노력하고 있는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뭐가 있는지 지구용과 함께 나눠봐요.



생수병, 포도껍질로 만든 원피스 보고 가세요



핑크색 풍성한 주름이 인상적인 어시메트릭 드레스(왼쪽 첫번째 사진)는 플라스틱 생수병을 사용한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들었어요. 훗날 헌옷이 돼도 재활용하기 편하게 단일 소재만 썼죠. 광택감이 아찔한 페이턴트 미니 드레스(가운데)는 와인 양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도 껍질로 만든 비건 가죽을 썼어요. 반짝반짝 블링블링한 시퀸 셔츠(왼쪽 세번째)는 스팽글을 재생플라스틱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 녹아 사라지는 실을 사용해 나중에 재활용하기 쉽게 디자인했어요.


보기만 해도 파티 분위기 뿜뿜하는데다 환경까지 챙긴 이 옷들은 H&M이 올해 론칭한 ‘이노베이션 서큘러 라인'의 제품들이에요. 서큘러 라인은 H&M의 기존 친환경 의류 라인이었던 컨셔스(Conscious)라인의 확장판으로, 재생 소재를 활용해 향후 재활용까지 쉬운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만드는 게 목표에요.



지구에 조금은 덜 미안한 쇼핑 가능할까

이 외에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 지구에 조금은 덜 미안한 쇼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에디터가 추가로 찾아봤는데요. H&M은 2030년까지 판매 제품의 원료 100%를 재생 섬유로 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1단계로 면 제품들은 이미 재활용 혹은 오가닉 소재로 100% 변경 완료했어요. 헌옷을 가져가면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요. ZARA는 조인라이프(Joinlife)라는 이름으로 재생 섬유, 환경단체 인증 소재 등을 사용한 제품 판매 중입니다. 마찬가지로 매장에서 헌옷을 수거하고 있어요. 유니클로는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를 활용한 폴로 셔츠와 다운을 재사용한 다운점퍼 판매 중입니다. 유니클로도 헌 옷 수거 합니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선 아직 운영하지 않는 좋은 서비스도 있더라고요. 솔직히 앞서 소개해드린 드레스처럼 특별한 날에만 입을 수 있는 옷은 선뜻 구매하기 어렵잖아요. 구매해도 잘 안 입게 되고요. H&M그룹은 해외 일부 지역에서 대여 서비스(아르켓 렌털) 그리고 구매자끼리 중고 의류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코스 리셀)도 운영 중이래요. 필요할 때만 빌려 입고 반납하고,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해당 브랜드의 중고 의류까지 사고팔 수 있다니 정말 좋을 것 같아요!(국내 도입 시급)



그.래.도. 가장 친환경적인 옷은 당신의 옷장에 있어요

이렇듯 글로벌 패스트 패션 업체들이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기쁘지만 한편으론 조금 걱정도 돼요. 재생 소재를 썼다고 맘껏 옷을 사고 버려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 아무리 재생 원료를 사용해 만든 옷이라도 한두 번 입고 버린다면 그건 다시 쓰레기가 되니까요. 게다가 재생 플라스틱도 결국은 플라스틱이에요. 아크릴 등 플라스틱 원료를 사용한 옷은 세탁을 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와 하천과 바다로 유입돼요.


지금도 의류 생산량과 폐기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여기엔 패스트 패션 업체들의 대량 생산 방식이 일조하고 있죠. 패스트 패션 회사들이 재생 원료를 사용한 옷을 만드는 지금의 노력에서 나아가 생산량을 줄이고 플라스틱 소재 사용을 최소화하는 결단을 내리길 기대해요. 물론 이런 변화를 만들어 내는 건 바로 용사님들이고요. 친환경적으로 만든 새옷보다는 지금 옷장에 있는 용사님의 옷이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사실 늘 기억해주세요.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KBS 환경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추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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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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