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2021년 방산 수출을 돌아보며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최근 아랍에미리트의 천궁Ⅱ 구매 계획 발표, 호주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 체결 등 우리 방위산업에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한 해 우리 기업의 방산 수출이 예년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말이 지나야 정확히 집계되겠지만 방산 수출 규모가 수주액 기준으로 예년의 연간 30억 달러 수준에서 크게 늘어나 5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에 태동한 국내 방위산업은 소총·수류탄·박격포와 같은 기초 무기 체계에서부터 자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시작했으나 세계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로서 입지가 미미했다. 그러다 1990년대 연구개발 우선 정책을 시행하면서부터 발전과 성장을 거듭했고 21세기에 들어서는 K9 자주포, T-50 훈련기, FA-50 경공격기, 천궁 등 기동 화력 무기 체계는 물론 첨단 항공기와 유도 무기를 아우르는 다양한 무기 체계를 우리 손으로 개발해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우수성을 인정 받아 다양한 무기 체계를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를 최초로 국내에서 연구개발하려는 노력이 올해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라는 성과로 이어졌으며, 이런 놀라운 발전상에 전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 방위산업의 발전에 있어 수출 50억 달러는 매우 특별한 이정표다. 정부는 국방 조달로 국내외에서 각각 연간 100억 달러, 50억 달러 안팎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수출이 50억 달러에 도달한다는 것은 수출 규모가 국외 조달 규모 수준에 이르러 국방 분야에서 지출하는 외화와 벌어들이는 외화가 균형을 이루고,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같은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최근 방산 수출은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국가 간 군사 안보, 산업, 과학기술 등 다층적인 협력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안보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안보실 주도 아래 국방부 장관이 중심이 돼 국방부, 합참, 각 군, 방위사업청 등 국방 분야는 물론 관련 부처가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외국과 상호 윈윈하는 방산 협력 기반을 구축한 것이 최근 부쩍 늘어난 수출 성과에 기여했다고 판단된다.


올해 괄목할 만한 방산 수출 실적이 국내 방위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켜주기를 기대해본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기업·연구소 등은 하나의 팀으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서로 도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방위사업청 역시 우리 방위산업이 지속적인 수출 증가를 토대로 체격이 확대되고 세계 시장에서 더욱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할 예정이다. 우리 방위산업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기를 당부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