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충무로1가의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가 19년째 전국 최고 땅값을 이어갔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명동 일대의 상권이 불황을 겪으면서 내년 공시지가는 올해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면적 169.3㎡)의 내년 ㎡당 공시지가 예정액은 1억8,9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전년 ㎡당 2억650만원보다 8.5% 낮은 금액이다. 전체 면적을 고려한 내년 공시지가는 319억9,770만원에 달한다.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던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는 내년 하락으로 전환했다. 코로나19로 명동 상권 경기는 크게 위축되면서 땅값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상가나 오피스에서 공실이 발생하면서 상업용·업무용지의 시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내년 공시지가는 감정평가사의 시세조사 결과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 상위 10위 중 8위의 공시지가는 올해보다 낮은 금액으로 산정됐다. 땅값이 두 번째로 높은 명동 우리은행 부지(392.4㎡)의 ㎡당 공시지가는 올해 1억9,900만원에서 내년 1억8,750만원으로 5.78% 하락했다. 땅값 3위인 명동 CGV 부지의 내년 공시지가는 ㎡당 1억7,850만원으로, 올해 1억9,100만원보다 6.54% 내렸다.
반면 소유주들이 내야할 세금은 더 늘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의 내년 보유세는 2억3,668만원으로, 올해보다 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토지 소유자가 해당 부지만 보유한 것으로 가정한 결과다.
명동 우리은행 부지의 보유세는 올해 대비 6.2% 상승한 6억6,138만원으로 나타났다. 명동 CGV 부지의 보유세도 같은 기간 6.25% 늘면서 4억5,349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당초 종부세 과세표준을 위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해 95%에서 내년 100%로 상향하겠다고 밝히면서 세부담도 커지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1가구 1주택 실수요자 등 국민 부담과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해 세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도별 부담완화 적용대상과 경감 수준, 효과 등 세부적인 시행방안은 내년 3월 중 확정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