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령인구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재정상태가 부실한 한계대학 퇴출을 유도하고 일반 대학에 대해서도 정원 감축에 본격 나선다. 서울 등 수도권 대학도 정권 감축 대상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 권역별로 기준 유지충원율을 정해 이를 맞추지 못하는 대학에는 2023∼2024년 정원 감축을 권고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일반재정지원을 중단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3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학령인구 감소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 방안과 큰 흐름에서 비슷하다.
정부는 학령인구 급감으로 지방대를 중심으로 정원 미달사태가 속출하자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올해 전체 대학·전문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91.4%로 4만586명을 뽑지 못했다. 올해 미충원 인원 중 75%가 비수도권 일반대학, 59.6%가 전문대에 집중됐으며 일반대 충원율도 수도권(99.2%), 충청권(94.8%), 대구·경북(91%), 부산·울산·경남(91%), 강원(89.5%) 등 지역별 격차가 컸다. 충원율이 50% 미만인 대학도 작년(12곳)의 두 배 이상인 27곳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대학을 자율혁신 역량을 갖춘 ‘자율혁신대학’과 재정여건이 열악한 ‘한계대학’으로 분류해 관리할 방침이다. 교육 여건이 부실한 ‘재정지원 제한대학’과 재정이 부실한 ‘재정위험대학’등을 한계대학으로 지정해 구조개혁을 유도하고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폐교를 추진한다.
교육부는 다음주 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방안 기준을 발표하고 내년 4~5월에 2023학년도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지정할 예정이다.
자율혁신대학에는 일반재정지원을 조건으로 정원 감축을 유도한다. 교육부가 지난 9월 발표한 3주기 대학역량진단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은 적정규모화 등을 포함한 자율혁신 계획을 내년 5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 계획을 바탕으로 교육부는 권역별 기준 유지충원율을 설정할 예정이다. 유지충원율은 최근 2개년 신입·재학생 충원율을 반영하는 동시에 지역간 균형과 각 대학 자체 계획을 반영해 산정한다. 유지충원율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에 대해서는 미충족된 규모에 따라 정원 감축을 차등 권고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일반재정 지원을 중단한다. 권역별로 유지충원율이 설정돼 수도권 대학도 정원 감축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육부는 유지충원율 점검 지표 구성요소와 산정 방식이 담긴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을 마련해 다음주 발표할 계획이다. 또 지역별 여건에 맞는 혁신을 위해 고등교육분야 규제특례를 적용하는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도 연내에 지정·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올 9월 발표한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했으나 국회 예산 처리 과정에 추가 지원을 받게 된 13개 대학(일반대 6곳, 전문대 7곳)과 관련해서는 올해 말∼내년 초 별도 계획을 마련해 대학들을 재진단하고 지원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