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변심’에 급해진 習…숄츠 취임 2주일만에 통화

中인권 비판적 입장에 화들짝
"양국, 실용적 협력해야"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이하 현지 시간) 취임해 이제 2주가 지난 올라프 숄츠(사진 왼쪽) 독일 총리와 21일 전화 통화를 했다. 숄츠 총리가 전임 앙겔라 메르켈 내각과 달리 중국의 인권침해 문제에 비판적 입장을 나타내자 서둘러 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독일과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유럽에서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질 위험도 있다. 독일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숄츠 내각이 외교적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숄츠 총리와의 통화에서 “최근 수년간 중국과 독일의 협력은 유럽을 이끌어왔다”면서 “양국이 실용적인 태도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가 15일 의회에서 취임 연설을 하며 “중국은 독일의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지만 중국의 인권침해에는 눈을 감지 않겠다”고 발언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르켈 전 총리는 중국이 최대 교역 상대임을 고려해 신장 지역의 인권유린 비판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의 ‘변심’에 다급해진 시 주석이 숄츠 총리에게 ‘경제적 실리를 따진 메르켈의 실용주의를 이어받으라’고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어 “양국은 패권주의적 행동과 냉전적 사고방식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이 강력한 반(反)중국 정책을 펴며 동맹국들을 끌어들이는 상황에서 독일에 ‘미국 편에 서지 말라’며 압박한 모양새다.


통화 직후 독일의 도이체벨레(DW) 방송은 “숄츠 총리가 경제와 인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 시험에 직면했다”고 논평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전선에 합류한다는 의미다. 숄츠 내각의 첫 외무장관인 녹색당 소속 아날레나 베어보크 장관은 최근 중국을 민주주의 연대에 맞선 경쟁 국가로 가리키며 대(對)중국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엄연한 현실이다. 최근 중국 국유기업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독일차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다임러 지분을 약 10%까지 늘려 최대주주에 오른 사실이 알려져 독일 산업계가 충격에 빠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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