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는 개인 맞춤형 기술로 새로운 시대의 혁신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TV와 가전, 모바일 기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이 개개인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하나의 조직 속에서 한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개인 맞춤형 기술에 대한 혁신이 ‘뉴삼성’의 미래 과제로 방점이 찍혔다. 22일 한종희(사진)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내년 초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전시회 CES 2022 기조연설에서 발표할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소비자의 개별적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섬세하게 반영할 수 있는 기술”에 역량을 쏟아 시장을 사로잡겠다고 약속했다.
한 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개인 맞춤형 기술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제품이 개개인에 맞춰지는 것은 물론 서로 매끄럽게 연동돼 일상이 더욱 편리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이른바 세트 부문이라고 불리는 CE(소비자가전)와 IM(IT·모바일) 부문을 10년 만에 하나로 통합한 결정을 콕 집어 거론하며 “각기 다른 제품과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기존 ‘삼성 갤럭시 생태계’의 외연을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로 확장하는 동시에 사용자 편의성 및 연동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삼성 갤럭시 생태계는 경쟁사 생태계와 달리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태블릿PC에 한정되지 않고 QLED TV나 생활 가전 비스포크 라인업 등 소비자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삼성전자의 핵심 콘텐츠다.
그러나 한 부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개인 맞춤형 기술의 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더 큰 만족을 끌어내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부회장은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더욱 원활하게 연결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도 밝혔다. 구체적인 제품 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는 무선 모니터(언제 어디서나 화면을 시청할 자유를 주는 제품)와 라이프 스타일 TV(공간을 아름다운 풍경이나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제품), 신규 소프트웨어(기존 제품을 맞춤형으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방법) 등을 꼽으며 CES 2022 현장에서 공개될 신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21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간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열고 전 세계 사업 현황과 내년 계획을 점검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신임 부문장으로 온 경계현 사장 주관 아래 내년 시장 전망과 부문 경영 계획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내년 상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준비가 마무리된 상태인지 현황에 대한 공유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또한 파운드리 사업 신규 고객사 확보 전략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내년 반도체 시황 전망과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기술 로드맵, 평택 3공장(P3) 가동 계획과 반도체 제조장비 구매 현황, 공급망 관리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사항이 두루 다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또 최근 발표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설하는 신공장에 대한 로드맵도 회의 중에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이 이끄는 DX 부문은 모바일과 TV, 생활 가전 등 제품 간 기술 융합을 고도화할 수 있는 전략을 비롯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생산 법인과 공급망 체계의 점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응하는 마케팅 전략 등을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