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코로나 역성장 속에서도 고용·R&D 늘려 '경제 쇼크' 막았다

국내 경제에 미친 코로나 쇼크 흡수한 '안전판' 역할
R&D 총비용은 5.9% 늘었지만
R&D 수행 기업은 10% 줄어 미래투자 '양극화'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내부 전경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지난해 코로나19 쇼크 속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과 순이익이 모두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적 역성장 속에서도 기업들은 고용과 연구개발(R&D) 비용은 오히려 늘려 우리 경제에 미친 충격을 상당히 흡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통계청은 이같은 내용의 '2020년 기업활동조사 결과(잠정)'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회사법인 중 상용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 원 이상인 1만3,249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실시한 기업활동조사의 잠정 집계 결과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기업의 2020년 총 매출액은 2,360조 원으로 전년(2,440조원) 대비 3.2% 감소했다.


업종 별로 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의 매출이 이 기간 34조 원에서 28조 원으로 18.7% 줄었고 예술스포츠업 매출(9조원→7조원)도 23.6% 감소했다. 우리 산업의 핵심인 제조업 매출도 같은 기간 1,435조 원에서 1,376조원으로 4.1% 줄었다. 반면 정보통신업(137조원)과 전문과학기술업(38조원) 등은 이 기간 매출이 각각 3.5%, 16.0%씩 뛰었다. 지난해 반도체 등 과학기술(IT) 업종이 호황을 보이면서 유관 업종도 수혜를 입은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이 떨어지면서 순이익도 대체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조업종의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61조5,050억 원으로 전년(63조9,820억 원) 대비 3.9% 낮아졌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이기간 4,650억 원 흑자에서 3조6,600억 원 적자로 돌아서 증감률이 -887%에 달했다. 반면 플랫폼 경제 전환의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운수창고업은 이기간 7,470억 원 적자에서 8,070억 원 흑자로 반전돼 순이익이 208%나 뛰었다.


다만 우리 기업들은 실적 역주행 속에서도 고용의 양과 질을 모두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의 총 종사자 수는 471만3,000명으로 전년(466만4,000명)보다 1.1% 늘었다.


또 제조업 및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상용근로자 수도 전년 대비 5만7,000명 늘어 전체 종사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이 89.3%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년 대비 0.3% 포인트 오른 수치다. 반대로 임시일용기타 종사자 비중은 기존 11.0%에서 10.7%로 0.3% 포인트 감소했다.


미래 먹거리 투자인 R&D 비용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우리 기업들이 지출한 R&D 비용은 총 63조6,530억 원으로 전년(60조790억 원)보다 5.9% 늘었다. 이중 제조업에서 지출된 R&D 비용은 지난해 기준 58조5,290억 원으로 전체 R&D의 약 92%를 차지했다.


단 전체 R&D 비용이 불어난 것과 별도로 R&D에 자금을 지출한 기업의 수는 지난해 6,970곳에서 올해 6,227곳으로 10% 넘게 줄어 R&D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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