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복소비'에 압구정·청담 떴다

SKT, 100대 상권 분석
압구정 월 매출 2년새 60% 급증
강남역 남부 밀어내고 1위 차지
재택근무 확산·여행 제한 여파
건대·명동상권 등은 뒤로 밀려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이 고급화하면서 압구정·청담 상권이 뜨고 건대·명동이 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여파로 객단가가 높은 상권이 주목받는 반면 학생·외국인이 많던 지역 상권은 저물고 있는 것이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며 강남역 남부는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최고 상권 자리를 놓쳤다.


23일 SK텔레콤(017670)이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지오비전’을 통해 분석·공개한 ‘2021년 대한민국 100대 상권’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위 상권은 압구정역(4,092억 원·이하 월평균 매출)으로 나타났다. 2위는 강남역 북부(월 4,030억 원)로 지난해와 같았고 강남역 남부(월 3,586억 원)가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위에 머물렀던 압구정역이 2012년 조사 시작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해왔던 강남역 남부를 밀어내고 선두를 차지했다. 지오비전은 상권별 업소 수, 카드 매출, 유동 인구 등을 분석하는 솔루션으로 상권 활성화와 관계없이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대형 백화점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압구정역 상권의 월 매출은 2019년 2,572억 원, 2020년 2,922억 원에서 올해 4,092억 원으로 2년 사이 60% 늘었다. 압구정역은 일평균 유동 인구는 23만 명으로 전국 31위였지만 인당 매출이 5만 9,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명품 매장, 고급 레스토랑, 병원이 많은 압구정역 상권이 코로나19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하는 현상의 수혜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압구정역과 유사한 상권인 청담역도 같은 이유로 주목받았다. 청담역(월 331억 원)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0위권에 머물던 상권이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월 매출이 32% 뛰며 59위를 기록했다. 청담역은 코로나19 이후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다. 청담역 상권은 하루 유동 인구가 3만 3,000명으로 100대 상권 중 가장 적었지만 인당 매출은 3만 3,000원으로 높은 편이었다.


강남역 남부는 지난해 월 매출이 3,817억 원이었지만 올해는 감소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강남역 전체를 보면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큰 상권이지만 올해 재택근무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며 남부 지역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9위였던 삼성역도 강남역 남부와 같은 이유로 올해는 18위에 그쳤다. 2019년 36만 8,000명이던 하루 유동 인구가 올해 32만 2,000명으로 2년 사이 13%가량 줄었다.


뜨는 지역의 그늘에는 지는 상권도 있었다. 건대입구역과 명동역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상권이었다. 건대입구역은 2019년 63위에서 2021년 96위로, 명동역은 같은 기간 58위에서 90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관광객이 많았던 명동은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되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지각변동으로 100위권 내 순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종로5가역(83위), 용인 처인 김량장동(87위), 광주 금남로4가역(88위) 등이 올해 새로 100위권 내로 진입했다. 반면 서울 당곡사거리 주변, 서울역 등은 순위에서 빠졌다.





전국 시·군·구별 1위 지역은 △경기 성남 서현역 △인천 부평시장역 △대전 둔산2동 △충남 천안터미널 △충북 청주 성안동 △광주 광주터미널 △전북 익산 이리동초교 △전남 순천 조례동 △강원 강릉 중앙로 △대구 반월당 사거리 △경북 경산 중앙동 △울산 남구청 △경남 진주 신안주공APT △부산 서면역 △제주 제주시 중앙로 등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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