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철밥통'이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안정적인 직장으로 여겨진 공기업에 대한 취업 선호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년들이 공기업 특유의 수직적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높고 능력에 따른 보상을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젊은 공무원의 공직사회 ‘탈출’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3일 잡코리아가 15~21일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 535명을 대상으로 취업목표 기업에 대한 설문을 한 결과 공기업은 18.3%로 1위인 대기업(29.9%)을 10%포인트 넘게 밑돌았다. 중견기업(29%)과 중소기업(22.8%)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여러 취업 실태 조사에서 대기업과 함께 취업선호도 상위에 오른 공기업에 대한 외면 현상은 올해 두드러진다. 잡코리아가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한 2018년 조사에서 공기업의 선호도는 21.1%로 대기업(32%)와 중소기업(35.4%)을 하회했다. 하지만 2019년 조사에서 공기업 선호도(학력 무관)는 42.3%까지 반짝 올랐다가 올해 조사에서 반토막이 났다.
이는 학력이 높을수록 공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게 원인이 될 수 있다. 2019년 조사에서 4년제 대학 졸업자의 공기업 선호도는 24.8%였는데, 고졸(52.7%), 전문대졸(49.8%)의 절반 수준이다.
청년들이 자유로운 조직 문화와 공정한 보상을 중시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젊은 공무원들이 부처를 떠나고 있다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들은 보수에 비해 업무량이 과도하고 공직사회의 상명하복식 문화에 대한 반감이 커 퇴사를 결심한다고 분석되고 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청년들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선호하고 평가와 보상의 공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런 상황이 공기업 취업 선호도를 낮게 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