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올해 벤처펀드 투자 규모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벤처기업들의 성장성에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0.9% 감소하고 삼성 등 4대 그룹의 매출 총액이 1.8% 감소한 반면 벤처기업의 매출 총액은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벤처펀드 투자 확대를 통해 신성장 분야 역량을 키우는 한편 외형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3만 9,101개 국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벤처기업 정밀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벤처기업의 매출 총액은 206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어났다. 같은 기간 4대 그룹의 매출 총액은 703조 원으로 전년 716조 원에 비해 1.8%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의 총 고용 인원은 삼성·현대차·LG·SK 등 4대 그룹보다 많은 약 82만 명으로 집계됐다. 벤처기업들은 총 약 207조 원의 매출을 올려 삼성 다음인 2위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벤처기업은 지난해 1년간 7,000여 명의 신규 고용을 만들었다. 다만 기업당 평균 고용은 20.9명으로 전년(22.2명)보다 5.9% 줄었다. 신규로 벤처 확인을 받은 기업 중 고용이 적은 창업 초기 기업의 비중이 높은 탓으로 분석된다.
벤처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해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4.4%로 집계됐다. 대기업(1.8%) 대비 2.4배 높고, 중소기업의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0.8%)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에 벤처기업이 보유한 국내 산업재산권은 27만 5,907건으로 국내 산업재산권 55만 7,265건 중 절반(49.5%)에 육박했다.
무엇보다 벤처기업들은 경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자금 조달·운용’을 꼽고 있는 만큼 대기업들이 계열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벤처펀드 투자 규모를 늘릴 경우 벤처 시장 자금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에서 벤처기업들은 가장 큰 경영 어려움으로 ‘자금 조달·운용’을 꼽았고 다음으로 ‘국내 판로 개척’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