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치솟는 K개발자…동남아서도 러브콜

북미 실리콘밸리 IT기업 이어
인니 이커머스 기업 인력 쟁탈전 가세
한국 IT팀 통째로 채용 수소문
스타트업계 인력난 심화될 듯

국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과 유망 스타트업, 북미 실리콘밸리 IT 기업의 국내 우수 IT 인력 쟁탈전에 동남아시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도 참전했다. 가뜩이나 심해지는 우수 IT 인력난이 더욱 가중되며 상위권 개발자 인력 임금 수준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23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의 대형 이커머스 기업 A사는 국내 IT 개발팀 유치에 나섰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이커머스 기업 중 하나인 A사는 인도네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8월 인도네시아 증시에 상장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년 거래액이 빠르게 성장하며 외형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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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남아시아 지역 IT 인력은 회사의 성장세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의 우수한 IT 팀을 통째로 채용하기 위해 수소문 중이다.


한 글로벌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국내 시장은 작지만 창업 생태계는 잘 갖춰져 있어 훌륭한 평가를 받는다"며 "글로벌 대형 스타트업들은 국내 시장 진출보다는 개발 풀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아 이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을 알아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벤처 역사가 20년이 넘은 만큼 우수한 IT 인력풀이 많고 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도 매우 높다. 실제 창업한 지 1년도 안 된 이커머스 스타트업 알엑스씨(RXC)가 창업 전 투자로만 200억원을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알엑스씨는 유한익 전 티몬 공동창업자와 카카오, 네이버, 29CM 등 개발인력이 초기 구성원에 참여했다. 성공 노하우와 아이디어, 우수한 인력만으로 200억원 가량의 뭉칫돈이 몰린 것이다.


북미 실리콘밸리 IT기업의 국내 인재 유치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대형 IT기업의 ‘러브콜’로 IT 인력난은 중장기적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해외 IT기업의 국내 인력 채용뿐 아니라 구글코리아 등 국내 지사에서도 개발자 인력을 최근 대거 채용하면서 국내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IT 인력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크레딧잡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2019년 11월 인력은 358명이었는데 올해 11월에는 528명으로 47% 늘었다. 아마존웹서비시즈(AWS)코리아도 같은 기간 인력이 100% 늘어난 820명을 기록했다.


현재 우수 개발자 몸값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넥슨은 신입 개발직군 초봉은 5,000만원으로 올렸다. 엔씨소프트 역시 초봉 제한을 없애고 개발직군 연봉을 1,300만원 이상 높이기도 했다. 당근마켓, 토스 등 역시 업계 최고 대우를 내세우며 우수 IT 인력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 우수 인력의 경우 병역특례인 전문연구요원 연봉도 1억원을 넘어가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모든 개발자 몸값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일부 우수 개발자를 중심으로 인력이 귀해지고 있다”며 “예상 외로 대형 기업에 있는 개발자들이 잘 움직이지 않아서 국내 스타트업 업계의 인력난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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