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가 제목처럼 고요하면서도 서서히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철저하지 못한 고증과 느린 전개 등을 이유로 호불호가 갈렸지만, 한국형 대작 SF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전 세계에서 꾸준히 고조되는 모습이다.
29일 OTT 콘텐츠 순위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 집계를 보면 ‘고요의 바다’는 전날 기준으로 넷플릭스 TV쇼부문에서 글로벌 인기순위 3위를 지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에밀리, 파리에 가다’, ‘위쳐 시즌2’ 등 전통의 인기작들 바로 다음이다. 지난 24일 공개된 ‘고요의 바다’는 하루 만에 글로벌 7위로 순위에 진입한 후 26일, 27일에 각각 4위, 3위를 기록했다. 지역 별로는 한국과 대만·필리핀·태국·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과 미국·캐나다 등에서도 3~4위를 맴돌고 있다.
‘고요의 바다’는 심각한 물 부족으로 황폐해진 근미래 지구가 배경이다. 사고로 폐쇄된 달 탐사기지 ‘발해기지’에서 중요 샘플을 회수하는 특수작전을 벌이는 탐사대의 이야기로, 배두나와 공유, 김선영, 이준 등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과 함께 정우성이 총괄 제작자로 나서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공개된 후 시청자 평가에서는 호오가 엇갈렸다. 특히 ‘SF 장르에 도전해온 한국 드라마의 최신 실패작’이라는 중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리뷰가 부정적 평가를 부추겼다.
여기에는 전반적으로 느리게 전개되는 극 흐름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원작인 동명 단편영화를 8부작으로 늘리면서 흐름이 늘어지고 긴박감이 줄었다는 비판과 함께 6부작이나 심지어 2시간 분량의 영화로 축소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공개 후 시일이 흐르면서 배두나, 공유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눈에 띄고 있다. 영국 대중문화지 NME는 “배두나의 연기가 이야기를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우주라는 생소한 공간이 가져오는 공포감을 세련되게 연출해 더욱 무섭게 느껴지도록 하는 게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5~6부 정도였다면 관심을 분산하는 장면이 생략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이 장르의 팬들이라면 기꺼이 볼 만한 작품”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