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감세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9일 “취득세 부담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보유세는 적정 수준으로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저의 부동산 세제 원칙”이라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 50% 감면 혜택 기준을 수도권 6억 원, 지방 5억 원으로 각각 올렸다. 취득세 최고 세율(3%) 부과 기준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고 취득세 면제 대상 주택 범위 또한 넓히겠다고 했다.
하지만 거래세를 낮추려면 취득세뿐 아니라 양도소득세 부담도 낮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보유세와 양도세를 모두 올리는 바람에 현재 부동산 양도세율은 최고 75%에 이른다. 이 후보는 한시적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일시적 중과 유예가 아니라 현 정부 들어 과도하게 오른 양도세율 자체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내년 보유세 완화, 1주택 고령자의 종합부동산세 납부 유예, 일시적 2주택자 종부세 완화 등 부동산 감세 공약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이 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원회는 28일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 도입 공약을 ‘토지이익배당금제’라는 이름으로 바꿔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가 “국민들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국토보유세에 대해 절반 이상의 국민들은 “토지를 매각한 것도 아닌데 보유한 것만으로 세금을 내야 하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국토보유세 세수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본소득의 주요 재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조~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택 종부세 총액(5조 7,000억 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이다. 이 후보가 최근 제시한 감세 시리즈 공약에 따른 세금 감소분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선거용 감세 공약에 대해 최소한의 신뢰를 얻으려면 먼저 국토보유세를 분명히 철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