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스포츠와 외교를 담당하는 장관들이 모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독일이 사실상 미국 주도의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한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내무·스포츠부 대변인은 이 부처를 이끄는 낸시 패이저 내무장관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이유로 오는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낸시 장관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덧붙였지만, 독일이 통상 대통령을 대신해 내무장관을 올림픽에 파견했던 점을 고려하면 독일 정부가 미국 주도의 ‘외교적 보이콧’에 보조를 맞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참가시키되 정부의 공식 대표단은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미국과 뉴질랜드·캐나다·일본 등 8개국이 공식화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외교부 장관 역시 현지 언론 dpa에 “나는 스포츠 팬이지만 이번에는 분명히 (올림픽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외교부 장관들이 가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배어복 장관은 “개인적인 결정”이라며, 독일은 여전히 유럽연합(EU)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한 공동 입장 조율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외교적 보이콧 동참 여부는 새로 출범한 올라프 숄츠 내각의 ‘대중 정책 풍향계’로 평가된다. 독일 정부가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주요 장관을 파견하지 않는 방법으로 동맹인 미국의 대중 정책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의혹이 아닌 코로나19 대유행을 불참 이유로 설명한 것은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의 반발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