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정책 안갯속…기업들, 내년 사업계획 시계제로

[혼란에 빠진 원전 업계]
새 정부마다 '에너지 정책' 바꿔
"투자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


대선 후보들 간에 원자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면서 국내 원전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국내 원자력발전 회사인 A사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춰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을 대거 전환했다. 기존 원전 관련 인력들은 친환경쪽에 투입한 상태다. 지난 5년간 원전 사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일부 원전 부품사들은 원전 사업 정리에 들어갔고 대학들은 원전 관련 학과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선 후보들이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원전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원전을 재개하는 점은 환영할 만하지만 자칫 원전 재개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에너지 기업들은 원전 사업 진행에 눈치만 보는 실정이다. A사 관계자는 “에너지 사업은 정부의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데 후보마다 에너지 정책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며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180도 바뀌면 기업들은 대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B사 관계자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몰라 내년도 사업 계획을 전혀 짜지 못하고 있다”며 “에너지는 이념이 아닌 과학인 만큼 선거와 관계없이 장기적인 플랜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자력 기자체 관련 중소기업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원전 주요 설비의 국산화 및 신규 제작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 중소 기자체 업체들도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예의주시하며 추가 투자 등을 포함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원전에 대한 투자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권 교체기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가늠할 수 없어 원전 투자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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