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산업 강조한 윤석열, ‘로봇세’ 묻자 “말도 안 되는 얘기”

尹, 30일 대구 현대로보틱스 방문
자동화 설비 살피고 정부 지원 강조
“로봇 클러스터 생태계 구축할 것”
로봇세 담론에는 부정적 반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대구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서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인공지능(AI)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로봇 분야의 발전이 산업과 국민 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로봇 도입으로 인한 실업 증가 등을 우려하며 등장한 ‘로봇세’ 담론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尹 “로봇 산업, 시장 수요 공급에만 맡길 게 아냐”

윤 후보는 이날 대구의 ‘로봇 제조 업체’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산업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세계 강대국들도 국가 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로봇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선도적인 재정 투자로서 사업을 푸시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로봇 산업을) 시장의 수요공급 원리에만 맡길게 아니라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제품이 생산되는 기업 뿐 아니라 협력 업체들에 대한 여러가지 금융, R&D 지원, 각종 세액공제 등을 통해 기업에 관여는 안하지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정부가 꼭 해야 한다”라며 “그것이 국민의 복지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대구 달성을 중심으로 한 로봇 산업이 클러스터로서 확실한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반드시 해 내겠다”라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4차 산업의 AI 알고리즘과 맞물려서 상황판단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그런 로봇으로 가게 된다면 우리의 산업과 생활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AI로봇이 노인들의 주거에 제공된다면 가족들의 부담도 덜고 노인 복지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복지 전문가들이 기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화 공장 돌아보고 직접 로봇 만져보기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대구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협동로봇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윤 후보는 간담회에 앞서 현대로보틱스 전시장과 내부 생산 라인을 돌아봤다. 현대로보틱스는 로봇 및 공장자동화 등에 대한 사업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로봇 회사다. 특히 첨단 산업용 로봇 기술을 통해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윤 후보가 전시장에서 살펴본 로봇들은 자동 도색 로봇, 전기차 배터리 자동화 설비 등이었다. 윤 후보는 로봇이 로봇을 자동으로 조립하는 생산 라인을 보고 “자기 복제네”라고 감상을 밝혔다.


윤 후보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동 로봇’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협동 로봇은 사람이 가까이 접근하거나 충격을 주면 이를 인식해 스스로 멈춰 사고를 예방한다. 윤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님 현대로보틱스 방문을 환영합니다’ 팻말을 든 협동로봇에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며 “이런 건 안에 작업 종류가 얼마나 입력돼 있나”, “현장에 배치돼 자주 쓰는 알고리즘이 있지 않나” 등 질문을 던졌다. 윤 후보는 협동로봇을 만져 작동을 멈추자 살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로봇세’ 묻자 “말도 안 되는 얘기”


윤석열(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대구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서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윤 후보는 ‘로봇세(robot tax)’ 논의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윤 후보는 현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공장에서 보았듯이 앞으로 생산 라인은 물론 서비스업 분야에도 로봇이 들어갈 것 같은데 로봇세 논의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후보는 “세금을 도입한다구요? 로봇을 쓰는 기업에는 사람을 덜 쓰니까 세금을 도입하자(는 말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로봇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가 2017년 “인간처럼 일을 하는 로봇의 노동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로봇세 찬성론자들은 기업이 로봇으로 근로자를 대체해 정부가 걷을 수 있는 소득세에 누수가 생긴다고 지적한다. 또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시민들을 지원할 재원도 로봇세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로봇세 반대론자들은 로봇세 도입이 산업 발전과 기술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생산 현장이나 서비스 영역에 로봇이 들어오면 일자리가 감소하는 분 보다 로봇을 생산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며 “로봇세는 신중히 검토하고 먼 미래의 이야기이니 당장은 로봇 산업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방안으로 로봇세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복지 재원 확보 방안을 설명하면서 “데이터세, 인공지능로봇세, 토지 보유에 따른 불로소득을 줄이기 위한 국토보유세 등을 조금씩 부과하면서 그만큼 전액을 국민께 지급하는 방식으로 확보해가면 재원 조달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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