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 시절 ‘조리돌림’?…中 방역위반자 공개망신 '충격' [영상]

용의자 거주지 주변에 신상정보 벽보 붙이기도
외신 "공개 망신주기 흔했던 문화대혁명 연상"

/트위터 캡처

중국 지방당국이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어긴 위반자들을 거리 행진시키는 공개 망신을 줘 논란의 일고 있다.


30일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징시(靖西) 당국이 범죄 용의자 4명에 대해 이러한 조치를 했다. 관련 SNS 영상을 보면 전신에 방호복을 착용한 용의자들은 양옆의 경찰에게 잡힌 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리를 걸어갔다. 용의자들의 가슴과 등에는 얼굴 사진과 함께 이름 등이 적힌 팻말이 걸려있었다.


주변에는 무장경찰이 배치됐고, 이들을 세워두고 당국자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하기도 했다. 트럭 짐칸에 이들을 태우고 거리를 지나가는 장면도 있다.


경찰은 또 용의자들의 거주지 주변에 신상정보와 사진을 담은 벽보를 붙였고, 벽에도 스프레이로 '밀입국을 도운 집'이라고 적었다.



/트위터 캡처

현지 언론은 이들이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위반해 베트남으로부터 밀입국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외국에서 들어올 경우 장기간 격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지방당국은 이번 조치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위법 행위에 대한 현장 경고활동을 했다며 "부적절할 게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저녁까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관련 게시물 조회수가 3억5,000만회를 넘고 3만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이 가운데 일부는 당국의 조치를 지지한 반면, 중국의 관련법 위반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 사법당국이 1980년대 이후 수차례 공고를 통해 거리 행진을 통한 범죄자 망신 주기를 금지한 바 있다는 것이다.


dpa 통신은 "문화대혁명 시기 흔했던 공개 망신 주기를 강하게 연상시킨다"고 평했다.


영국매체 BBC도 "많은 댓글이 이러한 방식을 지지한다는 게 더 무섭다"라는 온라인 의견을 소개하며 "공개 망신 주기는 문화대혁명 당시 흔했지만 지금은 상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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