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가 그룹 차원에서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성공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구광모 LG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이 상장 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그가 코로나19 여파 속에 얼마나 해외 주요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 대비 LG화학(051910) 시가총액이 30조 원 이상 증발한 가운데 강행하는 상장이어서 성공적 인 기업 설명회와 자금 조달 등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다음 달 3일 공식적인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공모가를 확정하는 단계로 수요예측 흥행 여부에 따라 공모 규모도 10조 9,225억에서 12조 7,50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기관 투자가들의 반응에 따라 조달 금액은 최대 1조 8,000억 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지난 11월 전격적으로 LG엔솔 대표이사에 내정된 권 부회장이 해외 기관 투자자들에 LG엔솔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잘 전달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창실 전무와 국내·외 주요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IPO 시장의 기대도 크다. 지난 9월 상장한 현대중공업 수요예측 당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직접 나서 투자자들과 스킨십을 강화해 IPO가 대흥행을 기록한 바 있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도 이번 IPO를 성공시키면 다시 한번 LG의 대표 전문 경영인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구광모 회장의 장자방으로 대내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LG엔솔은 어떻게든 해외 기관투자자들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인받아 공모가를 최상단에서 확정하는 것이 중대한 상황이다.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의 CATL과 치열한 시장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어 대규모 자금 조달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의 CATL로 올 해 10월까지 점유율은 31.2%에 달한다. LG엔솔의 점유율은 21.2%로 1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다.
모회사인 LG화학의 시총 증발을 감수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상당한 비판 속에 진행되는 상장이어서 IPO 성공이 한 층 절실한 측면도 있다. 지난해 9월 LG화학의 물적분할 공시 이후 지난 1월 100만 원까지 올랐던 LG화학 주가는 최근 52주 최저가를 바꿔쓰며 60만 원 초반대까지 폭락했다.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도 LG엔솔 상장을 위해 물적분할을 강행한 만큼 향후 LG화학과 LG엔솔 간 협업, 향후 주가 관리 등에 ‘성공 스토리’가 중요해진 셈이다.
한 IB 관계자는 “그룹 주력 사업의 물적분할과 상장은 구광모 회장의 향후 리더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 이라며 “전략의 귀수로 불리는 권영수 부회장이 연말 연시를 반납하고 해외 IR 등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