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더 얼어붙는 채용시장…주요 기업 46.7% “신규 고용규모 동결 또는 축소” [뒷북비즈]

[본지 주요 기업 경영계획 설문조사 결과]

/이미지투데이


■본지, 주요 기업 100곳 '2022년 경영 설문'


46% “설비투자 유지하거나 줄여”


G2·공급망 불안에 보수적 경영


경쟁력 높일 첫 과제 ‘규제 개혁’



올해 기업 10곳 중 5곳은 신규 고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오히려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46.0%는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묶거나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글로벌공급망(GVC)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과 금리 인상, 각종 규제에 둘러싸인 기업들이 잔뜩 움츠러든 채 보수적인 경영에 나서는 모양새다.


서울경제가 1일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도 경영계획 설문’에서 기업의 46.7%는 새해 신규 고용 규모가 전년 대비 0%(전년과 동일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답했고 3.3%는 되레 1~5% 줄인다고 응답했다.


또 절반 가까운 기업은 올해 설비 투자를 동결하거나 축소한다고 밝혔다. 제자리걸음은 곧 후퇴를 의미하는 냉혹한 시장에서 기업들이 성장을 주저하는 것은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3.3%)은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붕괴’를 경영에 가장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꼽았다.








세계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는 ‘코로나 재확산(37.6%)’을,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급등(25.8%)’과 ‘금리 인상(21.5%)’을 각각 꼽았다. 이처럼 기업들이 대외 변수에 대응하기에도 벅차지만 개선은커녕 오히려 강화되는 규제가 기업들을 짓누르며 글로벌 경쟁력을 깎아내리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7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대해 응답 기업의 71.7%는 ‘예상보다 높은 목표’라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고 2030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전 산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응답도 64.1%에 달했다. 연장선상에서 기업들은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규제 개혁(45.7%)’을 외쳤다.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대선 정국을 앞둔 정책 리스크에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큰 상황이라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며 “각종 규제 개선 정책들도 피부에 와 닿지 않는 형편인데 기업들이 장기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시장·규제 3법 등 부정적


'잘하는 분야 없다'도 37% 달해



기업들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펼친 경제정책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과 규제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1일 서울경제가 실시한 ‘주요 기업 2022년 경영 계획 설문’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응답 기업의 31.8%가 ‘별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매우 만족 못한다’는 응답도 11.4%에 달하며 43.2%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대체로 만족한다’와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은 각각 6.8%, 2.3%에 그쳤다. 47.7%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 중 가장 못하고 있는 분야(중복 선택 가능)’를 묻는 질문에 ‘부동산 시장 및 가계대출 정책’을 꼽은 기업이 58.3%에 달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평가는 과도한 규제와 미진한 공급 대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동안 서울의 아파트 값 누적 상승률은 93.9%(지난 10월 기준)로 박근혜 정부의 23.5%와 비교해 4배가량 급등했다. 반면 현 정부는 공급 확대 대신 양도소득세 중과, 보유세 인상 등 규제 정책으로 일관하며 집값 상승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들은 ‘규제 정책(41.7%)’에 대해서도 정부가 적절한 정책을 펼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전 정부에 비해 3배에 달하는 규제 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1월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과 더불어 ‘기업 규제 3법’이라고 불리는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과 노조법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앞서 보고서를 통해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갖는 것은 국가 미래를 위한 최우선적인 과제임을 고려할 때 기술 발전 속도와 산업 현실에 맞는 규제 완화를 통해 신성장 산업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업들은 정부가 잘하고 있는 분야로는 통상 정책(20.2%)과 혁신 성장(17.9%)을 꼽았다. 하지만 ‘잘하는 분야가 없다’고 답한 기업이 36.9%에 달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탄소중립 정책 평가


10곳 중 7곳 "기후변화 적극대응"…정부 급진적 시나리오엔 부담 느껴


국내 기업들이 새해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소 중립 환경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들은 정부가 제시한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경제의 주요 기업 2022년 경영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기업의 77.2%가 ‘글로벌 기후변화와 ESG 트렌드에 관심이 크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22.8%도 ‘관심은 많지만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답해 ESG 경영 실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ESG 경영 항목 중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 역시 ‘환경’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들은 ESG 경영 분야 가운데 회사가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분야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68.5%가 ‘탄소 중립, 재생에너지 채택 등 환경 분야’라고 답했다. ‘작업장 안전 보건 개선’과 ‘지배구조 개선’이 각각 13%, 10.9%로 뒤를 이었다.


실제 국내 많은 기업이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있다. SK그룹이 대표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적극적인 ESG 경영으로 탄소 저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나섰다. 최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 향후 4년간 400억 달러(약 47조 원)를 투자해 현지 탄소 저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또 SK그룹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는 1월 5일(현지 시간) 열리는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 참가해 글로벌 탄소 감축 비전을 제시한다.


다만 최근 정부가 제시한 탄소 중립 목표에는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최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량을 지난 2018년 대비 40% 감축하기로 결정하고 재생에너지 비율은 2050년까지 70.8%까지 확대한다는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에 대해 설문 참여 기업 64.1%가 ‘전 산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71.4%는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치라고 응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탄소 중립 기술이 아직 개발 중인 단계고 인프라 건설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향후 전력 공급 안전성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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