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전 감독의 ‘카메라 주인 찾기’가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10년 전 태국 신혼여행 도중 잃어버린 카메라를 되찾은 교사 김모(39)씨는 히딩크 전 감독의 도움으로 카메라를 전달 받았다고 31일 소식을 전했다.
재단법인 거스히딩크재단에 따르면 히딩크 전 감독은 최근 국제우편으로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카메라를 한국에 있는 재단 사무실로 보냈다. 이후 재단은 카메라를 주인인 김씨에게 전달했고, 김씨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카메라와 함께 찍은 가족 사진을 보내왔다.
앞서 지난 6일 거스히딩크재단은 한 네덜란드 부부가 10년 전 태국 여행 도중 주운 한국인 소유 추정 카메라를 히딩크 전 감독에게 보내 “주인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이 사연이 언론에 보도된 지 6시간 만에 김씨가 재단으로 연락해 카메라는 주인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10년 전 태국 빠똥 해변 근처에서 카메라를 처음 습득했던 베스터하우스 부부는 카메라 속 인천국제공항 사진을 근거로 카메라 주인이 한국인 부부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카메라 주인이 한국인 부부라고 확인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히딩크 전 감독이었다. 히딩크 전 감독은 베스터하우스 부부로부터 전달 받은 사진 중에서 한복 사진을 발견했고, 곧바로 한복 사진을 재단으로 보내 주인 찾기에 나섰다.
재단은 히딩크 전 감독으로부터 처음 카메라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혹여나 카메라 주인 부부가 이혼했으면 하는 걱정에 망설였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씨는 “벌써 10년이 지났다. 아내와 여전히 잘 지내고, 두 아들의 아빠가 됐다”며 “당시 망고와 열대 과일을 사다가 카메라랑 같이 손목에 걸고 다녔는데, 호텔에 들어왔을 땐 카메라가 사라진 뒤였다. 카메라를 한 대 더 살까 하다가, 일정이 끝나가는 시점이라 그냥 화질이 좋지 않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좋은 사람들 덕분에 10년 전 추억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며 "카메라를 찾아준 네덜란드 부부와 히딩크 전 감독, 재단 관계자 모두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함상한 거스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은 “따뜻한 이야기로 모두가 행복한 연말연시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