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반문재인'→'비전' 전략 수정…새해부터 민생·정책 쏟아낸다

尹 새해 첫날 구두 벗고 큰 절 '반성'
비전 없이 '반문' 전략 한계에 직면
尹 "유권자에 도달하는 정책" 요구
디지털 전략 내놓고 자영업 현장 찾아
선대위 "매일 공약 하나씩 공개할 계획"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신년주일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새해부터 민생 대책을 포함한 정책을 매일 발표한다. 두 달 간 지속되는 내홍으로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의 비전을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새해부터 정책 능력을 입증해 하락하고 있는 지지율을 반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늦어도 이달 중순께에는 ‘공정’을 브랜드로 한 윤석열 정부의 통합 비전을 제시할 전망이다.


선대위에 따르면 총괄상황실과 정책본부는 지난해 말까지 선대위 각 조직에 국민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정책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선대위는 이 같은 정책들을 선별해 새해부터 윤 후보의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새해 첫날인 전날 윤 후보가 그동안 밝힌 공약을 모은 ‘공약위키’를 공개했다. 웹을 통해 유권자들이 윤 후보의 공약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 전략이다.


이날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 방안도 내놓는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윤 후보는 코로나19 자영업 피해 현장 간담회도 개최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과감한 정책 패키지는 윤 후보가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강조해온 점이다. 윤 후보는 이날 현장에서 그동안 주장해온 정부의 비과학적 방역대책을 질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50조 원 규모의 지원을 제안한 윤 후보는 곧 지원금 50조 원을 어떻게 쓸지 구체적인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윤 후보는 민생 경제 현장을 찾는 빈도도 높인. 오는 3일에는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리는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한다.


윤 후보가 새해부터 정책 공약과 민생 대책을 쏟아내는 이유는 그동안 ‘윤석열 표 공약이 없다’는 지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국민 피부에 와 닿는 민생 정책 없이 반(反)문재인 정서에 호소하는 전략이 한계를 드러낸 상황과도 맞닿아있다. 선대위는 윤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을 부각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는 내부 반성을 통해 신년에는 정책 행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대위에 따르면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최근 정책 파트에 ‘유권자들에게 도달률이 높은 정책 메시지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자와의 동행’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도 주문했다. 윤 후보 역시 위기감을 직감하고 전날 선대위 신년 인사회에서 구두를 벗고 큰절을 하는 등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은혜 공보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께 공약을 매일 하나씩 공개할 계획”이라며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삶은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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