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특수학교 기공식, 울먹인 文이 직접 영부인과 참석 결정"

박수현 "참모들 반대에도 대통령이 직접 결정"
"2018년 발달장애인 대책 발표 때 눈시울 붉혀"
"기재부 불러 예산 늘리고 '학교 가는 길' 추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충남 공주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 설립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 설립 기공식에 문재인 재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동행한 것을 두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문 대통령이 직접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당시 문 대통령 내외 동행이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박 수석은 그 경위로 “행사의 의미가 커서”라고 설명했다. 충남 공주는 박 수석의 고향이자 지역구이기도 하다.


박 수석은 2일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서른번째 연재물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29일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 설립 기공식 행사 이야기를 전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준공식이 아니라 기공식이었던 만큼 대통령이 직접 참석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참모들은 대통령뿐 아니라 김정숙 여사의 참석 대상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 축사를 대독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발표로 갈음하자고 건의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공주대 특수학교 설립은 국립대에 부설로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첫 출발이니 내가 직접 가겠다”고 밝혔고 김 여사 동행도 직접 결정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공주대 현장에서 “올해 수많은 행사를 다녔지만 가장 따뜻하고 훈훈한 일정”이라고 말했고, 청와대로 복귀해 가진 참모회의에서도 “특수학교 기공식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 대통령이 가야 할 곳이 바로 이런 곳”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이번 행사를 중시한 배경으로 장애인에 대한 문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을 상기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어린이날 행사에서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해 환담을 나누던 중 “치매 환자 가족들처럼 발달장애인 돌봄에 대한 부모의 부담이 너무 과중하다”며 “부모와 가족에게만 부담을 지울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돌봄도 국가가 책임을 나눠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해 9월12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박 장관의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를 들었다. 이 자리에는 기획재정부 예산실 공무원들도 초청됐다. 그 결과 복지부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은 2018년 85억원에서 2019년 427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고 2020년에는 916억원, 2021년에는 1,512억원으로 늘었다는 게 박 수석의 설명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발달장애인들은 다른 장애인들보다 살아가기가 훨씬 힘이 든다. 부모님들도 참으로 힘이 든다. 그래도 부모님들은 내가 아이들보다 하루라도 더 살아서 끝까지 아이들을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한다. 그런 아픈 마음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보여줬는지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히고 잠시 울먹였다. 문 대통령은 그해 12월3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포용국가 추진계획 개선방안’을 검토하며 “장애인 영역을 재분류하고 내용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의 장애인 정책 영역에서 발달장애인을 독립적인 정책영역으로 구분해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박 수석은 최근 개봉된 ‘학교 가는 길’이라는 영화를 거론하며 “4년 전 엄마들의 ‘무릎 호소’로 지어진 서진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한 영화”라며 “문 대통령이 이 영화가 청와대 직원 대상 영화관람 프로그램인 ‘좋은 영화들’에 포함되기를 추천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들을 다루는 청와대 참모들의 가슴에 따뜻한 공감이 심어져야 정책이 바뀌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대통령의 기대가 담긴 일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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