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95' 'KF94' 등 각국 보건당국이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천 마스크나 의료용 홑겹 마스크가 코로나 확산 방지에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의 지난해 분석 결과를 보도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을 때 마스크 종류에 따라 감염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해 전했다.
분석에 따르면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한 공간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을 때는 감염에 필요한 만큼의 바이러스가 비감염자에게 옮겨 가는 데 단 15분이 걸렸다. 감염자와 비감염자 중 한 사람이 천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엔 전파 시간이 고작 5분 늘어났고, 두 사람 다 천 마스크를 썼다면 전파에 27분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천 마스크 대신 우리나라의 KF94 등급에 해당하는 N95 마스크를 착용했을 땐 전파 시간이 크게 늘었다. 감염자와 비감염자 중 한 사람이라도 N95 마스크를 써 통과율을 10% 수준으로 통제하면 25시간이 지나야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났다. 둘 다 N95 마스크를 자기 얼굴에 꼭 맞게 착용(통과율 1%로 봉쇄)한 조건에서는 감염에 필요한 시간이 무려 2,500시간까지 늘어난다.
현재 미국에서는 천 마스크가 오미크론 확산 방지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모니카 간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의 감염병 전문가는 “모든 사람이 천 마스크만, 혹은 (한 겹짜리) 수술용 마스크만 쓴다면 사실상 아무것도 안 쓴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싫다면 제대로 된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N95, KF94, KN95(중국의 KF94 수준 보건용 마스크) 등급 등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KF94 수준의 마스크가 없다면 수술용 마스크와 천 마스크를 겹쳐 착용하는 방식으로 방어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최상위 병원으로 손꼽히는 메이요 클리닉은 지난달 30일부터 모든 환자와 방문객에게 N95 또는 KN95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홑겹 천 마스크나, 가정에서 직접 만든 마스크, 호흡 배출구가 달린 마스크 등을 쓰고 병원에 오면 그 위에 덧댈 의료용 마스크를 제공하고 있다.